'우승' 위해 부산으로 온 김태형 감독, 취임 선물 있을까? "선수는 많을수록 좋아, FA 말씀드렸다" [MD부산]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선수는 많을 수록 좋다. FA는 대표님께 말씀을 드렸다"
롯데 자이언츠는 24일 부산 서면의 롯데호텔 부산 사파이어룸에서 제21대 김태형 감독의 취임식을 개최했다. 김태형 감독은 롯데 팬들의 뜨거운 성원에 고마운 마음을 드러내며, 목표로 우승을 외쳤다.
롯데는 올해 큰 기쁨과 좌절을 함께 맛봤다. 오프시즌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유강남(4년 총액 80억원), 노진혁(4년 50억원), 한현희(3+1년 40억원)를 영입하는 등 최소 포스트시즌을 목표로 전력을 크게 보강했다. 많은 돈을 쏟아부은 만큼 성과는 확실했다. 롯데는 4월을 단독 1위로 마쳤고, 5월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며 LG 트윈스, SSG 랜더스와 함께 상위권 경쟁을 펼쳐나갔다.
시즌 초반의 돌풍을 바탕으로 KBO리그 흥행을 주도한 롯데의 좋은 분위기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6월부터 갑작스럽게 부상자들이 쏟아지기 시작하면서 성적이 곤두박질을 쳤다. 특히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는 5할 승률까지 붕괴되는 상황을 맞았고, 후반기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여나가던 중 래리 서튼 감독이 건강을 이유로 지휘봉을 내려놓게 되면서 롯데는 표류하기 시작했다.
성적 하락과 사령탑의 자진사퇴 등 각종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롯데는 어떻게든 포스트시즌 티켓을 손에 넣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지만, 결과는 초라했다. 롯데는 오프시즌 FA 시장에서만 170억원을 쓰고도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 7위에 머무른 채 시즌을 마쳤다.
정규시즌 일정이 모두 끝난 이후 롯데를 둘러싼 가장 큰 관심사는 신임 사령탑이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가장 이름이 많이 거론된 인물은 김태형 감독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두산 베어스를 KBO리그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무대로 올려놓은 사령탑이었기 때문. 그리고 지난 20일 소문은 현실이 됐다. 롯데가 3년으로 총액 24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6억원)의 조건으로 제21대 사령탑으로 김태형 감독을 선임하게 됐다.
이날 취임식에는 예비 FA인 안치홍과 전준우, 구승민, 김원중이 참석해 김태형 감독에게 꽃다발을 건네는 등 사령탑 취임을 축하했고, 성민규 단장이 경질되면서 단장직이 공석인 까닭에 이강훈 대표이사가 직접 취임식에 참석해 김태형 감독에게 롯데 유니폼을 안겼다. 이강훈 대표이사는 "유니폼이 잘 어울린다"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김태형 감독은 '부담감'에 대한 질문에 "감독으로 부임을 하면 부담은 당연한 것이다. 기존의 성적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부담감이라는 단어보다는 책임감이 굉장히 강하게 느껴진다며 "세상에 계획대로 되는 것은 없다. 만들어가는 것이다. 롯데에서는 화끈한 야구로, 상대를 몰아붙일 수 있는 공격적인 야구를 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2015년 두산의 사령탑으로 취임했을 때 '우승'을 외친 뒤 실제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 롯데에서의 목표도 당연히 우승이 될 수밖에 없다. 그는 "우승이 말처럼 쉽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신임 감독 때 겁 없이 우승이 목표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이 자리에서도 우승이라고 말씀을 드리겠다"며 "선수들도 각오를 해야 한다"고 껄껄 웃었다.
계속해서 사령탑은 "첫 목표는 포스트시즌 진출이고, 두 번째는 우승이다. 선수들과 호흡을 하면서 롯데가 강팀이 될 수 있도록 좋은 성적을 내겠다"며 "롯데 선수들의 열정이 굉장히 좋다고 본다. 이기고 지는 것은 감독, 코칭스태프 모두의 책임이다. 좋은 열정을 가진 선수들과 내년 시즌을 구상해서 좋은 성적 낼 자신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일단 김태형 감독은 1군 코칭스태프 구성을 어느 정도 마친 상황이다. 한국시리즈까지 포스트시즌 일정이 모두 종료된 후에는 롯데에 새롭게 합류하는 코칭스태프들이 발표될 전망. 사령탑은 "1군 코칭스태프는 확정적으로 돼 가고 있다. 다만 지금 발표를 하는 것은 어렵다"며 "구단에 보고를 하지 않은 코치들도 있다. 조금 기다려달라. 곧 발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은 가장 중요한 FA 선수들에 대한 질문을 피하지 못했다. 이날 취임식에 참석한 전준우와 안치홍은 한국시리즈 일정이 끝난 뒤에는 더이상 롯데 소속이 아니다. FA 선수들과 관련해 이강훈 대표이사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까. 김태형 감독은 전준우와 안치홍을 바라보며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남아서 도와달라'는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공교롭게 올해 2명(전준우 안치홍), 내년 2명(구승민, 김원중)이 앉아 있다. 감독 입장에서는 선수가 많으면 당연히 좋다. 대표님께 필요한 선수는 말씀을 드렸다"며 취임 선물에 대한 질문에는 "취임 선물은 내가 24억원을 받았다. 일단 FA 선수에 대해서는 구단에 말씀을 드렸고, 구단이 판단을 해주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태형 감독은 오는 25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1~2군 선수단 전체와 상견례를 가진 뒤 본격 마무리캠프 일정에 돌입, 2024시즌 준비에 나선다. 그는 "모든 야구인들은 감독 제의가 오면 하지 않나. 그에 따른 책임감과 부담감도 있겠지만 도전을 해야 한다"며 "훈련은 선수들 개개인이 아쉬웠던 부분과 필요한 점을 집중적으로 할 계획이다. 한 해가 지나면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기록이 좋아도 그렇다. 몸소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꼭 좋은 성과로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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