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증시, 바닥 밑 지하실 가나… 경제 불안에 ‘소변 맥주’까지 악재 수두룩

베이징=이윤정 특파원 2023. 10. 24.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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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지수, 1년 만에 3000선 밑으로 추락
부동산 시장 부진·美 금리 상승·기업 추문에
8월 이후 외국인 순매도 자금 31조원 돌파
“반등 가능” vs “추가 하락” 전망 엇갈려

중국 본토 증시를 대표하는 상하이종합지수가 1년 만에 3000선 아래로 떨어지며 패닉 상태에 빠졌다. 중국 경제가 예상외로 선전하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지 않는 한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국채 금리 상승, 칭다오맥주의 ‘소변 맥주’ 논란 등 대기업들의 악재까지 겹쳤다. 이후 중국 증시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중국 증시가 이미 바닥을 친 만큼 반등 가능성이 짙어졌다는 예상이 나오는 반면,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24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장보다 0.78% 오른 2962.24에 장을 마감하며 지난 20일(2983.06) 이후 3영업일 연속 3000선 밑을 맴돌았다. 상하이종합지수가 2000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1월 3일(2997.81) 이후 약 1년 만이다. 52주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지난 5월 9일(3418.95)과 비교하면 이날 종가는 13% 낮은 수준이다.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3000선이 무너진 것도 모자라 2900선 방어전까지 시작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 외에 중국 본토 A주(상하이·선전 거래소에 상장된 위안화 표시 중국 기업 주식) 중 시가총액이 큰 300개 기업의 주가를 추종하는 CSI300도 연고점 대비 18%가량 떨어진 상태다. 선전성분지수도 최근 3년 만에 1만선이 무너져 9000대를 맴돌고 있고, 홍콩 항셍지수도 올해 초보다 25% 낮은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다.

그래픽=손민균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주식 매도세가 패닉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실제 스톡커넥트(중국 본토 증시와 홍콩 증시를 연결하는 프로그램)로 집계한 상하이·선전 거래소의 외국인 순매도 자금은 8월부터 현재까지 1690억위안(약 31조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른 투자자 손실은 커지고 있다. 제일재경은 현재까지 3분기 보고서를 공개한 21개의 주식형 공모펀드가 해당 분기에만 62억4100만위안(약 1조15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투자자가 중국 증시에 등을 돌리는 것은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 영향이 크다. 중국의 1~3분기 누적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5.2%로, 중국 정부가 제시한 올해 목표치(5% 안팎)는 무난히 달성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문제는 그 이후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개선되긴 했지만,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장애물”이라고 했다. 9월에도 부동산 투자가 시장 예상보다 저조한 9.1% 감소를 기록하는 등 부동산 경기가 여전히 냉랭한데, 이 부분이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쥐펑투자자문의 웡쯔츠 수석 투자컨설턴트는 “투자자의 신뢰 부족으로 단기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고 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연 4.9%까지 상승하는 등 채권 금리가 급등하고 있다는 점도 중국 증시를 억누르고 있다. 중신건투증권의 천궈 수석 전략 분석가는 “미국의 여러 경제 지표가 예상을 웃돌면서 미국 채권 공급 규모가 크게 늘었다”며 “이에 따라 채권 금리가 상승해 주가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고 했다. 개별 기업 악재도 투자 심리를 옥죄고 있다. 칭다오맥주의 시가총액이 ‘소변 맥주’ 논란으로 인해 23일 하루에만 67억위안(약 1조2300억원) 증발한 것이 대표적이다.

향후 중국 증시의 향방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먼저 이미 바닥을 쳤고, 반등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있다. 부동산을 제외한 소비와 산업생산 부문에서는 회복세가 짙게 나타나고 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다음 달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중 갈등이 완화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예상에 따른 것이다. 천 분석가는 “중국 경제에서 최악의 단계는 지나갔다”며 “국내 수요 개선의 영향이 지수에도 점차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경기 반등에 정치적 긴장 완화까지 겹치면서 중국 관련 주가지수는 연내 평균 10~13% 반등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중국 증시의 하락은 이제 시작이라는 시각도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나오는 긍정적 반응은 기대치가 워낙 낮았던데 따른 것일 뿐, 중국 경제의 단기 모멘텀이나 추세는 전혀 긍정적인 모습이 아니다”라며 “중국의 성장 잠재력이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훼손되고 있어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더 가파른 하락 가능성을 열어 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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