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10줄로 요약해 와!”...기업용 B2B시장에 생성형 AI 몰린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기업 업무 영역에서 빠르게 자리를 찾고 있다. 보고서·메일 작성, 데이터 관리를 도와주는 서비스가 속속 출시되고 있으며, 실제 회사 동료처럼 판매·영업 문제의 해결방안까지 찾아주기도 한다.
지난해 오픈AI의 ‘챗GPT’ 등장 이후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생성형 AI 산업이 기업간 거래(B2B) 영역에서 수익 모델을 찾고 있는 모양새다.
LG CNS는 24일 생성형 AI로 기업 내 지식·데이터를 검색하는 ‘AI를 활용한 지식관리(KM)’ 서비스를 현재 사내에서 활용 중이며, 향후 외부 기업고객에게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활용하면 궁금한 점이 생겼을 때 담당자를 찾거나 여러 사내 시스템을 뒤져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고, 수 초 안에 답변을 얻을 수 있다.
예컨대 “우리 회사 프로젝트 중 생성형 AI를 활용한 성공 사례 3개만 찾아줘” “스마트팩토리 분야의 신기술 연구개발 현황 보고서를 10줄로 요약해줘” 같은 질문에 바로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이번 KM 서비스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애저 오픈AI 서비스’가 적용됐다. 애저 오픈AI는 챗GPT 같은 AI 모델을 각자의 필요에 맞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한 클라우드 서비스다. 챗GPT가 외부에 공개된 데이터만 학습한 거대언어모델(LLM)이라면, KM 서비스에 적용된 AI는 기업 내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폐쇄형 답변을 만든다.
SK C&C도 ‘기업 전용 보고서 제작 생성형AI’를 개발해 시범 단계를 거치고 있다. 사업 동향, 기업 분석 자료 등 실제 기업 데이터를 활용해 전문적인 보고서를 내놓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SDS도 메일·메신저·영상회의 등에 AI 기술을 접목한 협업 도구 ‘브리티 코파일럿’을 조만간 상용화할 예정이다.
생성형 AI 기술은 거대언어모델(LLM) 구축에 막대한 투자금이 드는 반면, 수익화 방안은 마땅치 않다는 게 한계로 지적돼 왔다. AI 개발 기업들은 업무 효율성과 비용 절감을 원하는 기업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익모델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기업용 AI 도구의 가장 큰 특징은 데이터 ‘풀(pool)’이 개별 회사가 보유한 데이터로 나뉘어져 있다는 점이다. 보안 때문이다. 무료로 배포된 생성형 AI 서비스에 회사의 기밀 정보를 입력하면 다른 이용자에게 해당 정보가 노출될 우려가 있다. B2B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보안성’을 앞세우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LG CNS도 KM 서비스에 회사 내부 보안사항을 비식별화(데이터에서 특정한 정보를 알아볼 수 없게 하는 작업) 하는 등 외부 유출을 방지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해외에서도 업무 효율성 증대를 위한 기업용 AI 툴은 널리 쓰인다. 미국 월마트는 직원 5만여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8월 생성형 AI 도구인 ‘마이 어시스턴트’를 출시한 바 있다. 세계 1위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 SAP도 이달 초 AI 비서 ‘쥴’을 내놨다. 쥴에게 문제를 제시하면, 판매 실적이 부진한 지역을 식별하고 성과 개선방안을 내놓는 등 마치 동료와 대화를 나누듯 해결책을 찾아갈 수 있다고 알려졌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의 수익모델이 현재로서는 B2B 시장으로 한정돼 있어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며 “일반 실무자들이 오늘날 ‘엑셀’을 쓰듯 생성형 AI도 머지않아 보편적인 업무 툴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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