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원장, '정치편향' 지적에 "답하기 싫은 질문들"

김진아2 기자 2023. 10. 2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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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 서울고법원장이 23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정치적 중립성을 위한 법원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자 사회적으로 사법부 판결에 대한 맹목적인 비난이 늘고 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윤 원장은 이날 서울고법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이 "법원이 정치적 문제에 있어서 신중하고 중립적으로 보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국민으로부터 불신을 받을 만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본다"는 지적에 이같이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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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법원, 정치문제에 국민불신 자처"
이재명 포옹 허용, 정진석 사건 법관 거론
윤준 "사회 진영논리 심각…법원 헐뜯어"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윤준 서울고등법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2023.10.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윤준 서울고법원장이 23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정치적 중립성을 위한 법원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자 사회적으로 사법부 판결에 대한 맹목적인 비난이 늘고 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윤 원장은 이날 서울고법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이 "법원이 정치적 문제에 있어서 신중하고 중립적으로 보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국민으로부터 불신을 받을 만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본다"는 지적에 이같이 반박했다.

장 의원은 "정진석 의원에 대한 명예훼손 사건 판결의 당부를 떠나 해당 판사의 과거 정치 표현 행위가 판결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도 기각됐는데 (담당 판사가) 이유에 대해 분명히 범죄혐의가 소명된다고 하면서도 당 대표이기에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고 설시했다. 왜 굳이 이런 이야기를 쓰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사건 역시 서울중앙지법 14개 형사합의부가 있음에도 재정합의 결정을 통해 굳이 관련성이 없는 형사합의 33부로 보냈다"며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고 다른 재판부에 배당할 수 있었음에도 누구의 의견도 묻지 않고 해당 재판부에 배당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또 최근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특혜 의혹 등 재판에서 이 대표가 공동피고인인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신체접촉을 허용할 것을 재판부에 요청한 것을 두고도 "정진상 피고인의 진술에 따라 공모 여부 등 여러 가지 중요한 키(Key)가 있는데 피고인을 안아보겠다고 하는데도 재판장이 거리낌 없이 허가했다"고 지적을 이어갔다.

그는 "최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시위에 대해서도 교통불편이 없다고 결정한 결론을 떠나 왜 굳이 결정이나 판결 이후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또 정치적 편향성을 의심받을 만한 이유를 기재하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윤 원장은 "그다지 답변하기 싫은 질문들"이라고 웃음을 보이면서도 장 의원의 지적을 반박했다.

윤 원장은 "법원에서 법관이 결정이나 판결을 하면 담당 법관은 가능하면 정치적인 색을 입히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 사회가 너무나 진영 논리에 빠져 있어 자신에게 불리한 결정이나 판결, 혹은 일부 표현이 있으면 법원을 비판하고 헐뜯고 폄하하는 경향이 최근 부쩍 많아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법관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비참하기까지 하다"며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걱정을 끼쳤으면 죄송한 마음이다. 앞으로 신중한 결정을 내리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원장은 이날 오전 감사에서도 정치권의 정쟁에 대해 사법부 판단을 요구하는 일은 자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에둘러 밝히기도 했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이 강제징용 제3자 변제 공탁과 관련해 "행정부에서 패소가 명백한데도 불구하고 정치적인 이유일 수도 있는 소송을 강행할 경우 형법상 의율이 가능한 조항이 있느냐"고 묻자 윤 원장은 "법관으로서 말하기 뭣하지만 민감한 사안들은 정치권에서 현명하게 해결하고, (이후) 법적 해결책을 찾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문제들이 자꾸만 법원으로 와서 법관들을 당혹시키고 있다"며 "국민들이 민감한 문제를 다뤄야 하는데 (법관들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고, 법원장으로서 국감에서 이런 말을 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hummingbir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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