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전 앞두고 떠오른 인질변수…이스라엘, 휴전논의 선 그어(종합)

박종화 2023. 10. 2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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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지상공격을 앞두고 인질 문제가 변수로 떠올랐다.

이스라엘군이 그동안 공언한 대로 하마스를 섬멸하기 위해선 지상전이 필수적이지만 인질 협상 없이 지상군 투입을 강행하다가 인질이 사망하면 정치적 부담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유엔 등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봉쇄와 지상전에 따른 인도주의적 위기를 막기 위해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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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미국인 이어 이스라엘 고령자 인질 추가 석방
유엔·EU 등서 휴전 목소리 나와…마크롱도 힘 보탤 듯
"인질 문제, 지상전 방해해선 안돼" 이스라엘은 강경
美도 "지금은 때 아냐" 부정적…지상전 강행엔 신중론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지상공격을 앞두고 인질 문제가 변수로 떠올랐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인질을 풀어주는 대신 이스라엘이 협상에 나서라고 요구하고 있다. 유엔·유럽연합(EU) 등도 휴전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휴전은 없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하마스가 23일(현지시간) 석방한 이스라엘인 인질 요체베드 리프시츠(왼쪽)와 누릿 쿠퍼.(사진=AFP)

하마스, 인질 석방 빌미로 봉쇄 완화 등 협상 요구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고령의 이스라엘인 여성 인질 2명을 이집트를 거쳐 석방했다. 지난 20일 미국인 인질 2명을 석방한 데 두 번째 인질 석방이다. 이스라엘군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아직 민간인 인질 220명을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마스는 인질을 이스라엘에 협상을 요구하는 지렛대로 삼고 있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하마스가 최근 인질 20명을 풀어줄 테니 가자지구에 연료 반입을 허용해달라는 제안을 했으나 이스라엘이 거부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하마스의 전 수장 칼레드 메사얄은 영국 스카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멈추면 인질들이 석방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지구 주변에 병력 30만명을 집결하고 지상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이스라엘로선 이 같은 움직임은 딜레마일 수밖에 없다. 이스라엘군이 그동안 공언한 대로 하마스를 섬멸하기 위해선 지상전이 필수적이지만 인질 협상 없이 지상군 투입을 강행하다가 인질이 사망하면 정치적 부담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주 미국인 인질이 먼저 석방되면서 이스라엘 정부도 이스라엘인 인질 석방에 나서야 한다는 압력이 더욱 가중됐다.

국제 사회에선 휴전 요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유엔 등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봉쇄와 지상전에 따른 인도주의적 위기를 막기 위해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U 회원국들도 이날 ‘군사행위 일시중지’(pause)를 논의했는데 EU 외교수장인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사견이라는 걸 전제로 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참에 하마스 뿌리 뽑아야’ 이스라엘, 휴전론 선 긋기

당사자인 이스라엘은 휴전 논의에 우선 선을 긋고 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에너지 장관은 24일자 독일 빌트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인질 석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지상공격을 포함한 우리 작전을 방해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참에 하마스를 절멸시켜 안보 위험 요인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주말새 가자지구 내부에 지상병력 일부를 들여보내 하마스와 교전을 벌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인질 석방을 대가로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하는 걸 지지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휴전이 아니라 우리는 인질들을 구출해야 한다. 그 후에 우린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휴전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계속 테러를 가할 수 있도록 휴식과 재충전·준비할 시간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그러면서도 인도주의적 위기나 확전 가능성을 우려해 이스라엘에 지상군 투입은 보류할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화 (bel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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