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적격자 없으면 안 팔아"… 비싼 몸값에 인수 무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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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 HMM의 매각이 당초 예상과는 다르게 연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인수 의사를 밝힌 후보 기업들의 자금 동원력 여부가 쟁점이 되고 있는 가운데 산업은행이 당초 연내 매각을 마무리짓겠다는 방침을 뒤엎고 적격 인수자가 없을 경우 매각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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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포스코그룹 발 빼자
현금동원력 부족한 후보만 남아
해운 불황에 "시기놓쳐" 우려도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 HMM의 매각이 당초 예상과는 다르게 연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인수 의사를 밝힌 후보 기업들의 자금 동원력 여부가 쟁점이 되고 있는 가운데 산업은행이 당초 연내 매각을 마무리짓겠다는 방침을 뒤엎고 적격 인수자가 없을 경우 매각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업계 일각에서는 입찰 후보를 받아놓고 이런 발언이 나온 배경을 두고 "사실상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다는 것 아니냐"는 등의 뒷말이 나오고 있다.
24일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적격 인수자가 없다면 반드시 매각할 이유가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당초 산업은행은 HMM 매각 절차에 돌입하면서 연내 매각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산업은행은 지난 7월 20일 한국해양진흥공사와 HMM 경영권 공동 매각을 위한 공고를 내고 매각 절차를 개시했다. 강석훈 산은 회장도 지난 6월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매각작업이 차질없이 수행된다면 연내 주식매매계약 체결도 가능하리라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후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 등은 지난달 6일부터 입찰적격후보(숏리스트)로 동원산업, 하림·JK파트너스 컨소시엄, LX인터내셔널 등 3곳과 실사작업을 진행중이다.
하지만 당초 유력 인수 후보군으로 꼽혔던 현대차그룹이나 포스코그룹 등이 인수 의사가 없다고 밝힌 가운데, 동원산업, 하림·JK파트너스 컨소시엄, LX인터내셔널 등은 HMM의 몸값을 감당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금동원력 문제가 지속적으로 불거지고 있다.
현재 HMM의 몸값은 최소 5조원에서 최대 7조원 가량 것으로 평가되는데, 인수 후보 기업들의 현금동원력은 5000억~2조5000억원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2조5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LX그룹은 최근 LX인터내셔널과 LX판토스 등 계열사 직원들이 포함된 TF(태스크포스)를 출범시키고 자금 조달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림그룹의 해운사 팬오션도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한 한진칼 주식 390만3973주를 1628억원에 처분하고 HMM 인수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동원그룹은 서울 서초구 빌딩 등 부 동산 매각과 비상장 계열사의 기업공개(iPO)를 자금 동원 방법으로 고민중이지만, 동원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6000억원에 불과한 상황이다.
특히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코로나19 특수로 해운 시황이 역대급 호황을 누렸던 것을 감안하면 정부가 HMM의 적절한 매각 시기를 놓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해상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선운임지수(SCFI)는 지난 9월 8일 1000선을 밑돌며 이달 20일 기준 917.66을 기록했는데, HMM은 지난 2019년 SCFI가 연평균 833 수준이었던 당시에도 2997억원의 연간 영업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만약 올해 HMM 매각이 유찰될 경우 자금 동원력이 풍부한 대기업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앞서 포스코홀딩스는 2020년 물류자회사 설립을 발표했다가 해운업계의 반발에 부딪히며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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