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명물 ‘48m 기울어진 탑’ 결국 흔들… 붕괴 위험에 폐쇄 조치

이탈리아 볼로냐의 상징인 '두 개의 탑'./인스타그램

이탈리아 볼로냐 지역의 상징인 ‘두 개의 탑’ 중 작은 쪽이 붕괴 위험으로 주말 동안 폐쇄됐다.

23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안사(ANSA)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루차 보르곤초니 문화부 차관은 가리센다탑에 설치된 센서에서 비정상적인 흔들림이 감지돼 주말 동안 폐쇄 했다고 밝혔다.

보르곤초니 차관은 “최근 이 탑에서 관측된 데이터는 우려스럽다”며 “아마도 탑의 보존을 담당하는 시립 과학위원회가 상황을 과소평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이 상징적인 탑을 구하기 위해 직접 조치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높이 48m의 가리센다탑은 1109~1119년 사이에 지어졌다. 바로 옆에 서 있는 높이 97m의 아시넬리탑과 함께 ‘두 개의 탑’으로 불린다. 이 탑들은 단테의 서사시 ‘신곡’에도 등장하며 볼로냐 지역의 명물로 꼽힌다.

가리센다탑은 중심축에서 4도 정도 기울어져 있다. 잘 알려진 ‘피사의 사탑’처럼 약한 지반 위에 기초 공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지어진 탓이다. 가리센다탑은 건축 직후부터 조금씩 기울어지기 시작했고 1350년에는 붕괴 우려로 꼭대기 10m를 철거하기도 했다.

브로곤초니 차관은 “탑을 보강하고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며 이를 위해 유럽연합(EU)으로부터 지원받은 코로나 회복기금 중 500만 유로(약 72억원)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두 개의 탑은 교통량이 많은 교차로에 위치해 그동안 꾸준히 훼손 위험이 제기돼왔다. 이탈리아 문화유산 단체 ‘이탈리아 노스트라’의 볼로냐 책임자인 라파엘레 밀라니는 버스와 트럭이 일으키는 진동으로 발생한 일이라며 “우리는 수년 동안 이곳을 보행자 전용 구역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