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달 탐사로봇, 바퀴 아닌 '네 발'로···"로버 내년 완성"
현대자동차그룹이 네 다리로 이동하는 방식의 달 탐사 로봇을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당초에 계획했던 바퀴 형태의 로봇과 비교해 달 표면의 지형과 상관없이 활발한 탐사 활동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올해로 취임 3년 차를 맞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로봇 시장에 주목하면서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고 있다.
2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달 탐사 전용 모빌리티인 ‘로버(이동형 로봇)’를 4족 보행 로봇으로 제작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7월 한국천문연구원 등 6개 연구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로버 제작에 착수했다. 올해 4월에는 네 바퀴가 달린 로버 개발 모델의 콘셉트 이미지를 공개했는데 이를 바퀴에서 다리로 교체하는 안까지 고민하는 것이다.
이는 우주로 모빌리티 영토를 확장하는 현대차그룹이 경쟁 업체와의 차별점을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 테슬라와 제너럴모터스(GM), 일본 도요타 등이 달 탐사를 위한 모빌리티 사업에 뛰어들면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현대차그룹은 로버에 태양광을 통한 자체 충전 시스템과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구동계 역할을 하는 로버 하부를 네 개의 다리로 제작할 경우 지형에 제한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동하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 공개된 바퀴 형태의 달 탐사 모빌리티는 계단과 같은 지형에서 활동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현대차그룹이 4족 보행을 검토하는 것은 이러한 제한을 최소화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로버는 달의 남극부에서 광물 채취와 환경 분석 등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목적으로 제작된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최고의 4족 보행 로봇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로버 개발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이 2021년 인수한 로봇 전문 기업인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개발한 바 있다. 스팟은 인공기능(AI) 기반으로 장애물을 감지하고 자율적으로 이동하는 등 세계적인 기술을 인정받았다. 현재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재난·재해 현장 등에서 활용되며 상용화 단계에 도달했다.
다만 로버를 통한 달 탐사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에서 추진 중인 ‘아르테미스’ 달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아직 협의 단계에 머물고 있다. 막대한 비용도 문제다. 로버를 달에 착륙시키기 위해 띄우는 데는 개발 비용 대비 두 배 이상의 비용이 더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낮과 밤의 기온 차이가 300도 이상인 달 표면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현대차그룹은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참여 여부와 관계없이 달 탐사 모빌리티 개발을 지속해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로버 개발 모델 제작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달 표면과 비슷한 환경에서 주행과 임무 수행 등을 하며 후속 연구를 거쳐 2027년 실제 달 표면을 탐사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최근에는 달 탐사 모빌리티 개발에 필요한 경력직 채용을 진행하는 등 전문 인력 확보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의 달 탐사 모빌리티 개발은 미래 사업에 대한 정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정 회장은 2020년 10월 취임 이후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로보틱스를 지목하며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8억 8000만 달러(약 1조 원)에 인수할 당시 정 회장이 1억 7600만 달러(약 2400억 원)의 사재를 출연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로봇 등 미래 모빌리티의 활용 가능성을 우주로 확장해 미래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로버뿐만 아니라 다양한 달 탐사 모빌리티에 적용할 수 있는 범용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성낙섭 현대차그룹 연구개발기획조정실장(상무)은 최근 ‘2023 대한민국 미래모빌리티엑스포’ 포럼에 참석해 “모빌리티를 우주 영역으로 확장하기 위해 현재 기체를 설계하고 있다”며 “달 탐사 모빌리티 개발이 실패하더라도 다음 주자들이 빛을 볼 수 있도록 많은 예산을 투입해 사업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해철 기자 su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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