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7% 훌쩍 뛰게 만든 ‘이것’…한국에선 “꿈 깨라?”

최근도 기자(recentdo@mk.co.kr) 2023. 10. 2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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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코인 현물ETF
美예탁원 상장돼 출시 임박
수탁사 관리기관 없는 한국
거래소마다 코인 가격 달라
비트코인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된다는 건 장기적으로 기관 관점에선 기존의 시스템을 그대로 두고도 자산배분을 위한 후보 중 하나에 비트코인이 들어올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는 얘기다. 그 가능성이 열린다는 것만으로도 지금과 차원이 다른 시장이 된다.”

국내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비트코인이 현물 ETF 기대감으로 이번주에만 17% 이상 오른 상황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5월 루나사태 이후 한번도 넘지 못했던 4500만원선을 가뿐히 뛰어넘었다. 스티븐 쇼엔필드 전 블랙록 상무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면 200조원 이상의 자산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24일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국내 시장에서 452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선 3만5000달러대를 기록했다. 올 초 대비 상승률은 120%에 육박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현재 가격은 지난해 5월 9일 루나사태가 터지고 난 뒤 처음으로 도달한 구간이다. 당시 비트코인은 이후 셀시우스 사태와 FTX 사태 등을 거치며 2100만원대까지 하락한 바 있다.

비트코인이 급등하는 건 현물 ETF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에릭 발츄나스 블룸버그 ETF 분석가는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아이쉐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가 미국 증권예탁결제원(DTCC)에 상장됐다”라며 “종목코드는 ‘iBTC’가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DTCC는 미국 현물시장 청산과 결제를 맡은 회사로 우리나라의 예탁결제원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다만 DTCC에 등록됐다고 상장이 완료된 건 아니다.

이태용 웨이브릿지 글로벌전략총괄은 “미국의 ETF 상장은 증권거래소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심사하는 게 핵심이고 DTCC 등록은 출시를 위한 과정 중 하나”라면서 “승인 가능성을 높이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웨이브릿지는 미국에 설립한 자산운용사 네오스를 통해 미국 시장에 ETF를 출시한 운용사다.

현물ETF 상장 과정 하나하나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막대한 기관 자금의 유입이다. 단기적으로는 ETF운용사들이 비트코인을 매입해야한다. 현물 ETF는 거래 규모만큼 실제 현물을 수탁 형태로 보유해야 한다.

즉 비트코인 현물 ETF를 발행하려고 한다면 발행사는 해당 금액만큼의 비트코인을 수탁 업체를 통해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두번째는 기존 기관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을 추가하는 것이다. 래리 핑크 블랙록 CEO는 “우리는 전 세계 고객들로부터 가상자산에 대한 요구를 받고있다”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에 비해 기관투자자의 자금 규모가 막대한 만큼 기상자산 시장 규모가 커질 수 있는 기회다.

다른 하나는 금의 가격 변화다. 금은 2003년 현물 ETF가 미국 증권시장에 상장된 뒤 가격이 442% 올랐다. 비트코인이 지금 가격에서 442% 오른다면 1개당 2억5000만원 상당이 된다.

다만 현실적으로 넘어야할 벽이 여전히 많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수탁업체인 가상자산 거래소를 거래소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증권 거래가 이뤄지면 증권사들과 예탁결제원이 모여 청산절차를 거친다. 장부를 맞춰보고 자산을 배분하는 것이다. 그러나 가상자산 거래소는 거래소 내부 장부에서만 거래가 이뤄진다. 코인 거래소만을 오로지 믿고 모든 과정을 맡겨야하는데 그럴 수 있냐는 얘기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거래소마다 다른 것도 문제다. 전세계적으로 기준이 되는 코인 거래소는 어디로 할지, 국내 운용사들은 김치프리미엄(해외와 국내의 가격차이)가 붙어있는 비트코인을 편입해야할지 등의 문제가 있다.

국내 금융당국도 이같은 이유로 비트코인 ETF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상품출시를 위한 가이드라인도 없는 상태라 가상자산 관련 투자대상이 들어가 있으면 등록 심사 자체가 안된다”면서도 “언젠가 국내시장도 비트코인 ETF가 승인되면, 제도적으로 상품을 만드는 건 어렵지 않기 때문에 운용사들이 앞다퉈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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