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계 첫 인공지능 구조화 상품 나온다
AI가 투자 알고리즘 짜
이자 더불어 초과수익 노려
은행·보험 기관에 판매
향후 개인투자자 확대 검토
이자 수익과 더불어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효과까지 얻으면서 원금이 지급되는 구조다. 안정적인 투자를 지향하면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노리는 기관투자자들에게 많은 러브콜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구조화파생솔루션본부, AI 스타트업인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 및 BNP파리바는 AI를 활용한 롱숏 전략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구조화 상품을 조만간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기초지수는 AI 인덱스인 ‘솔랙티브 크래프트 AI 생성 미국 주식 롱숏 셀렉트 지수’다.
상품 형태는 절대수익추구형스와프(ARS)로 소위 롱숏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로도 불린다. AI 지수를 활용한 구조화 상품 출시는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최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11월 중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상품은 NH투자증권이 자사의 신용을 기반으로 출시하는 일종의 채권이다.
연간 기준으로 시중 채권 금리 수준의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채권에 투자하면서, 자산의 일부는 AI가 짠 알고리즘에 따라 미국 증시에 롱숏 전략을 활용해 초과 수익을 노리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ELB 상품의 특성상 투자 원금도 지급된다.
롱숏 전략은 단기적으로 저평가된 주식을 매수하고, 고평가된 주식을 공매도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기법이다.
이러한 전략은 특히 변동성이 높은 불안정한 금융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큰 주목을 받는다. 국내 시장에선 약 10년 전부터 저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슈퍼리치들의 롱숏 ELB에 대한 투자 관심이 높아졌다. 개인투자자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자산운용이 필수적인 전문투자자로 등록된 기관투자자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초기 판매 규모는 최대 1000억원으로 설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수를 개발한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와 BNP파리바 측은 향후 해당 상품의 흥행 여부에 따라 한국을 비롯해 대만, 싱가포르 등 기타 아시아 시장에서 판매 규모를 늘려나갈 예정이다.
해당 AI 롱숏 ELB는 우선 출시 초기엔 은행,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만을 대상으로 사모펀드 형태로 판매하고, 향후 개인투자자로 확대해나갈 방안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인 만기 일시는 2년인데,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장기 투자를 위해 “만기를 더 늘려줄 수 있느냐”는 문의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요즘처럼 주식, 채권시장이 동조화돼 함께 약세를 보일 땐 롱숏 전략을 가미한 ELB 투자가 유용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동조화된 약세장 속에서의 투자 대안은 수익률이 정해져 있는 단기채권과 시장의 방향성에 구애받지 않는 롱숏 전략이 있다”며 “특정 종목, 시장 방향에 대한 편향을 가지지 않은 AI를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불확실성이 높은 국면에서 하방을 방어하는 데 유용하다”고 말했다.
최근 기관투자자들은 AI 기술을 활용한 투자 전략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과거부터 쌓아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통한 자산 배분을 기대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전략 다변화 측면에서 AI를 주식, 채권처럼 별도의 섹터로 보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AI는 사람과 달리 감정이 없어 냉철하게 시장 상황을 판단한다”며 “AI가 펀드매니저가 굴리는 상품과 반대되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가 종종 있는데, 상호보완재로 활용하기 좋다”고 말했다.
한편 롱숏 전략을 활용한 펀드의 수익률이 국내 주식형 펀드, 상장지수펀드(ETF)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6개월 동안 롱숏 테마 펀드의 수익률은 2.3%로 나타났다. 이는 해당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6.1%), ETF(-6.2%) 수익률을 웃도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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