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강경 대응에 서안지구 청년들 급진화···“무장 세력 급증”
이스라엘이 서안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한 급습과 체포를 강화하면서 서안지구에서 무장 세력이 급증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7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본거지가 있는 하마스로부터 기습 공격을 받은 이후 서안지구에서는 이스라엘군의 급습과 반이스라엘 시위 진압 과정에서 1400명 이상이 체포되고 9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뿌리뽑기 위한 ‘대테러’ 작전의 일환이라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의 강경 대응이 하마스의 라이벌이자 상대적으로 온건한 파타당이 통치하는 서안지구에서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최근 서안지구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세가 무장 세력의 활동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위기그룹의 팔레스타인 문제 전문가 타하니 무스타파는 “이스라엘은 항상 모든 종류의 반발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무력을 사용하려고 노력해왔다”면서 “하지만 무력 저항을 막는 것이 목적이라면 이는 매우 비생산적이다. 왜냐하면 오히려 어린 소년들을 급진화시키는 역효과를 낳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인권단체들에 따르면 최근 2주 동안 이스라엘군은 제닌에서 활동가, 법률가, 간호사, 의사, 예술가, 팔레스타인 의원 등을 무차별적으로 체포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스라엘군이 한밤중에 들이닥쳐 자고 있는 사람을 끌고 나가는 등 전에 없이 폭력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증언하고 있다.
서안지구에서는 올해 1월부터 7월 사이에만 150명 이상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사살되는 등 2005년 이후 최악의 피해를 기록하면서 무장 세력에 투신하는 청년들이 늘어나는 추세였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대한 보복을 빌미로 또다시 가혹한 탄압에 나서면서 분노가 비등하고 있다.
최근 서안지구의 장례식은 무장 세력의 시위장으로 변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지난 19일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12명이 사망한 누르 샴스 난민 캠프에서 열린 장례식에서는 복면을 쓴 전사들이 “복수” 외치며 추모객들과 함께 행진했다. 베들레헴에서는 살해된 10대 청소년의 이웃들과 친척들이 점령군에 맞서 새로운 전투를 요구했다.
WP에 따르면 서안지구 제닌에 있는 난민 캠프는 전투를 준비하고 있다. 2만명이 거주하는 제닌 난민 캠프로 들어가는 도로에는 바리케이드가 설치됐고 좁은 도로에 빽빽하게 밀집한 집들의 지붕은 드론의 시야를 가리기 위해 방수포와 천막으로 가려져 있다.
이스라엘군의 제닌 공습으로 사촌이 사망한 제닌 주민 알라 아우 아베드는 WP에 “우리 아들들의 희생에 슬퍼하지 않는다”면서 “가자지구 사람들처럼 죽는 것은 우리의 자부심”이라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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