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반도체' 온세미 "현대차·기아에 SiC 공급"…삼성 피인수엔 신중
삼성전자의 인수 가능성엔 신중…"필요시 다른 업체 인수할 수도"
(부천=뉴스1) 강태우 기자 = 세계 2위 전력반도체 기업 온세미(Onsemi)가 경기 부천시에 새롭게 조성한 신규 S5 라인에서 최첨단 '실리콘 카바이드(SiC)'를 양산한다. 여기서 만들어진 SiC 전력반도체 칩을 현대차·기아, 테슬라, BMW, 중국 니오 등 주요 완성차 고객사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하산 엘 코우리(Hassane El-Khoury) 온세미 CEO는 24일 부천사업장에서 열린 'S5 라인 준공식 기자간담회'에서 "테슬라는 우리가 공식적으로 공표한 고객사 중 하나로 그 외에 현대차, 기아, BMW, 니오 등 많은 글로벌 업체들이 저희 제품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전력반도체는 전기차에 필수적인 부품이라 그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고, 수직 통합이라는 저희만의 강점을 바탕으로 리더십을 선점하고 강화하는 데 굉장히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덧붙였다.
SiC 웨이퍼는 기존 Si 웨이퍼보다 고열·고전압 환경에 강하다. 이 때문에 신재생 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용 전력반도체의 핵심 소재로 쓰인다. 특히 SiC 전력반도체를 전기차에 적용할 경우 주행거리는 늘고 충전시간이 단축된다. 또 인버터 모듈 무게·부피도 줄일 수 있다.
테슬라가 가장 먼저 SiC를 탑재한 데 이어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속속 SiC 전력반도체를 채용하는 추세다. 온세미는 이번 부천사업장에 신규 S5 라인을 통해 급증하는 SiC 전력반도체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코우리 CEO는 "부천 공장은 SiC 제조시설뿐 아니라 연구개발(R&D), 에피(Epi) 개발 등의 역량이 총동원된 SiC 전력반도체 생산의 허브"라며 "이 공장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뿐 아니라 북미, 유럽 등 글로벌 고객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세미는 이날 부천사업장에서 S5 라인 준공식을 개최했다. S5 라인은 1조4000억원을 투자해 조성된 세계 최대 규모의 최첨단 SiC 제조 시설이다. 풀가동 시 연간 100만 이상의 200㎜(8인치) SiC 웨이퍼를 만들 수 있다.
온세미에 따르면 부천 SiC 라인은 150㎜ 웨이퍼 생산을 시작으로 오는 2025년 200㎜ SiC 공정이 인증되면 200㎜로 최종 전환될 예정이다. 또한 향후 3년간 SiC 제조 능력 향상을 위해 최대 1000여명의 국내 직원도 채용한다. 특히 기존 생산 라인 S1, S2, S3, S4를 모두 연결하는 자동 반송 장치를 설치하고 사업장 내 SiC 라인 전체를 하나로 통합해 효율적으로 운영한다는 설명이다.
코우리 CEO는 "부천사업장은 유일하게 SiC와 관련된 디바이스 제조시설로 온세미의 전체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굉장히 크다"며 "저희의 계획이 달성될 경우 부천이 차지하는 (온세미의 글로벌 전력반도체 생산량의) 마켓쉐어는 35~40%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005930)의 인수 가능성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일각에서 삼성전자의 M&A 후보 가운데 하나로 온세미가 거론된 바 있다. 코우리 CEO는 "공식적으로 말씀드릴 내용은 없고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이나 전략 달성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삼성전자와의) 파트너십 관련해서도 공식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직접 M&A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는 "M&A와 관련해 저희는 재무적으로 탄탄한 구조를 갖췄다"며 "필요하다고 판단되고 원하는 기술을 가진 업체가 있다면 (저희가) 인수할 수 있다. 다만 신중하게 접근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온세미 부천 공장은 지난 1974년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 생산을 시작한 곳으로 삼성전자는 1999년 전력용 반도체 사업부문을 외국 반도체 기업 페어차일드에 매각했다. 이후 2016년 온세미가 페어차일드를 인수해 지금까지 부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burn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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