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부상하는 임시휴전안에…바이든 “인질 먼저 석방 해야”
모형 비둘기 들고 인질 석방 촉구 22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하마스의 인질 석방 촉구 집회에서 모녀로 보이는 참가자들이 ‘평화의 상징’ 비둘기 모형을 들고 부둥켜안은 채 눈물을 흘리고 있다. 파리=AP 뉴시스 |
● 바이든 “인질 풀려나면 대화 가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인질 석방을 대가로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휴전(ceasefire) 협정을 지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인질들이 먼저 풀려나야 한다”며 “그리고 나서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시휴전에 대한 찬반 입장을 밝힌 것은 아니지만 하마스가 인질을 조건 없이 석방하면 대화할 수 있다는 것. 영국 텔레그래프는 “바이든 대통령이 실수로 가자지구 휴전을 촉구했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발언이 바이든 대통령의 실언일 가능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로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일시중지든, 휴전이든 이스라엘이 테러 공격을 당한 상황에서 이런 조치가 의미하는 바를 생각해야 한다”며 “하마스에 휴식하고 재정비하고 이스라엘에 테러 공격을 계속할 준비를 할 능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1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인도주의적 군사 행위 일시 중지(pause)’에 대해 논의했지만 미국은 이스라엘의 방어권에 대한 언급이 빠졌다고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선 미국이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더 이상 공존할 수 없다”며 이스라엘의 하마스 섬멸전을 지지했던 데서 일부 물러설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하마스가 인질 석방을 중재하고 있는 카타르에 민간인 인질 석방의 조건으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중지를 내건 만큼 이스라엘의 전면적인 지상전을 늦추면서 하마스의 추가적인 인질 석방을 유도하기 위해 대화 전략적으로 가능성을 내비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유엔과 유럽에선 임시 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폴커 튀르크 유엔인권최고대표는 이날 “신속하고 효율적인 인도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통한 민간인의 목숨을 구해야 한다“며 ”그 첫걸음은 즉각적인 인도적 휴전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조셉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정책 대표도 EU 고위 당국자 중 처음으로 “인도주의적 일시중지가 필요하다”며 임시휴전을 촉구했다. 로이터통신은 프랑스과 스페인, 네덜란드 등이 임시 휴전에 찬성하고 있지만, 독일과 영국 등은 임시휴전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 “美 인질 석방 시간 확보가 최우선 목표”
미국은 이스라엘과 연쇄 정상 및 고위급 전화통화를 갖고 인질 석방과 확전 방지를 논의하며 이스라엘에 전면적인 지상전 연기를 압박했다.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과 국방부, 국무부가 인질 석방을 위한 시간 확보를 최우선 목표로 카운터 파트에 대한 조언과 호소를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통화에서 “미국인을 포함해 하마스가 붙잡은 나머지 모든 인질의 석방을 확보하고 미국 시민과 다른 민간인들의 안전한 통행을 제공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재확인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과 통화를 갖고 “민간인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군사 작전 조언을 위해 제임스 글린 중장 등 해병대 장교들을 이스라엘에 파견.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스라엘이 수행하고 있거나 수행할 것으로 보이는 작전에 적합한 경험을 가진 미군 장교 소수가 경험을 공유하고 (이스라엘에 작전에 필요한) 어려운 질문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린 중장은 이라크네 이슬람국가(IS) 소탕 작전을 이끌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오스틴 장관은 22일 2016~2017년 이라크 모술에서 IS를 소탕했던 모술 탈환 전투를 언급하며 “가자 전투는 모술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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