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매각했으면 어쩔 뻔"…'효자' 뚜레쥬르, 캐나다 1호점 열었다

지영호 기자 2023. 10. 2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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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2년 전 매각을 추진했을 만큼 CJ그룹의 골칫거리였던 CJ푸드빌의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미국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것이 효자로 등극한 배경이다. 최근엔 캐나다로 사업을 확대하며 북미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24일 CJ푸드빌는 뚜레쥬르 캐나다 1호점인 '캘거리(Calgary)점'을 열고 북미시장 확장에 속도를 높인다. 지난 19일 문을 연 캐나다 1호점은 캘거리시의 주요 상권인 H마트 내에 위치해 유동인구가 많다. 캐나다 시장에서 뚜레쥬르 브랜드를 알리기에 적합한 입지라는 점이 이곳을 1호점으로 선정한 배경이다.

매각 대상에서 효자로 변신
뚜레쥬르는 2004년 미국에 첫 해외 매장을 연 이후 2019년까지는 연평균 4개꼴로 신규출점이 이뤄질 정도로 속도가 더뎠지만 2020년 이후 출점 증가가 본격화됐다. 지난해 14개가 늘어났고 올해에만 캐나다 1호점을 포함해 17개 매장이 신규로 생겨났다.

북미시장의 성장으로 지난해 CJ푸드빌USA와 뚜레쥬르인터내셔널 2개 미국 법인은 매출 765억원, 순이익 14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50%, 순이익은 3배 이상 늘었다. 올해도 상반기까지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 50%, 영업이익 250% 이상 성장했다.

불과 2년 전 CJ그룹은 CJ푸드빌의 뚜레쥬르 매각을 추진했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실적이 부진한데다 부채부담 증가, 가맹점 이슈 등으로 매각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2021년 글로벌 사모펀드(PEF) 칼라일과 3000억원 규모로 매각협상을 벌이다 가격 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국 매각을 중단했다. 저가 매각보다는 사업가치를 높이는 쪽이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결국 이 때 매각 중단이 신의 한수가 된 셈이다.
뚜레쥬르 캐나다 캘거리점
200여종 다품종 전략 통했다...가맹점주 수익 증가 효과
CJ푸드빌은 K푸드의 인기와 더불어 뚜레쥬르의 인지도와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매장 확대에 탄력이 붙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탄탄한 수익 모델을 바탕으로 기존 가맹점주들이 매장을 추가로 오픈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 내 2개 이상 매장을 운영하는 다점포 가맹점수는 절반 가량이다. 다점포 점주가 절반에 이르는 이유는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일례로 지난해 점당 일매출은 전년 대비 20% 이상 상승했다.

뚜레쥬르의 미국내 경쟁력은 '이른 아침부터 만날 수 있는 200여종의 갓 구워낸 빵'에서 나온다. 현지 베이커리는 바게트, 베이글 식사빵 위주로 판매하는데 비해 뚜레쥬르는 다제품 전략을 쓴다. 다양한 빵을 구입할 수 있는 뚜레쥬르를 미국 소비자들이 신선하게 받아들인다는 설명이다.

케이크 역시 현지에서 판매하는 투박한 모양의 버터 케이크와 비교할 때 경쟁력이 있다. 생크림으로 만든 다양한 디자인의 뚜레쥬르 케이크는 핼러윈, 크리스마스 등 시즌 이벤트가 많은 현지에서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국내 특산물을 활용한 제품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남해 마늘을 활용한 갈릭치즈크라상, 갈릭크림치즈브레드, 갈릭딥브레드 등은 미국에서 출시 3개월 만에 14만개가 팔렸다.

연내 120호점 목표...미국 공장 설립 본격화
CJ푸드빌은 캐나다에서도 뚜레쥬르 매장 출점을 이어가며 북미 시장에서의 사업 확장에 속도를 붙인다는 계획이다. 뚜레쥬르는 북미지역에 연내 120호점, 향후 2030년까지 1000개 이상의 매장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캘거리점 오픈을 시작으로 향후 토론토와 밴쿠버 등 캐나다 주요 거점에 뚜레쥬르 매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현지 공급을 위해 미국 조지아주에 공장을 설립키로 하고 연내 착공할 예정이다. 지난 10일 유상증자를 통해 700억원 규모 조달 계획을 확정했다. 2025년 미국 공장이 완공되면 현재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북미 지역에서 제품 수요를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찬호 CJ푸드빌 대표는 "뚜레쥬르가 압도적인 성장률을 토대로 글로벌 400호점을 돌파하는 등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출점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이번 캐나다 1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글로벌 베이커리 대표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뚜레쥬르 캐나다 캘거리점을 방문한 현지 고객이 신기한 듯 제품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CJ푸드빌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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