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특혜 의혹' 남한강 휴게소 가보니…"여기가 첨단? 감사해야"
올해 8월 돌연 민간투자자 참여 방식으로 전환
윤 대통령 동창이 대표로 있는 위즈코프가 사업자로 선정
위즈코프, 최근 5년간 실적 남한강 휴게소가 전부
민주당 "국회 상임위 의결로 감사원에 감사 요청해야"
도로공사 "첨단 휴게소 위한 선택, 특혜는 없어"
"첨단 휴게소 사업 추진 이력이 전무한 업체가 사업자로 선정됐습니다. 문제의 업체가 '윤석열 테마주'로 꼽히는 업체입니다."
24일 오전 중부내륙고속도로 남한강 휴게소. 도로를 따라 휴게소 부지로 들어가니 파란색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주변에 접근을 막는 펜스가 설치돼 있어 내부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건물 외부 공사는 마무리 되고 내부 인테리어만 남겨 둔 것으로 보였다. 휴게소 건물 왼쪽에는 주유소로 보이는 구조물이 설치돼 있었고, 주차장을 만들기 위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2022년 1월부터 229억원을 들여 시설 대부분을 지었다. 하지만 올해 8월 휴게시설 첨단화를 추진한다는 이유로 돌연 휴게소 운영을 민간투자자 참여 방식으로 전환했다.
결국 사업시행자로 선정된 민간업체 위즈코프는 총사업비의 15%(42억원)를 투자하고 15년의 운영권을 보장받게 됐다.
그러나 이 업체가 윤석열 대통령의 대학 동문이 대표로 있는 '윤석열 테마주'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민주당 "'尹테마주'에 특혜…감사원 감사 해야"
더불어민주당 최인호·김민철·박상혁·이소영·조오섭·한준호·홍기원은 이날 서울-양평고속도로 강상면 종점에서 1km 떨어진 남한강 휴게소를 방문해 정부가 이 휴게소의 운영권을 윤 대통령의 대학 동문에게 넘겨 특혜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소영 의원은 "한국도로공사가 229억원을 들여 휴게소 건물을 다 지어놓고 뒤늦게 민자 전환했다"며 "전국 207개의 재정 고속도로 중 이 같은 사례는 남한강 휴게소가 유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업체가 '윤석열 테마주'라고 꼽히는 것을 모르고 선정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해당 업체는 현재 윤 대통령과 관련이 없다고 하지만, 아무 관련 없는 기업의 주가가 대선 과정에서 호재 생길 때마다 반응하고 상승했는지 여당도 제대로 확인하고 검증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업체의 적격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위즈코프는 지난 2018년부터 최근까지 7차례에 걸쳐 휴게소 사업자 선정에 도전했지만, 단 한번도 사업을 따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5년간 사업 실적은 남한강 휴게소 사업자 선정이 유일한 셈이다.
이 원은 "도로공사가 첨단 휴게소를 도입하고자 했다면 건물 설계부터 하는 것이 상식적"이라며 "민자로 선정된 위즈코프는 이전부터 4개 휴게소를 운영해왔지만, 그 중 첨단 휴게소는 단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한강 휴게소 특혜 의혹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의혹과는 별개의 사안"이라며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경우에 따라서 추가적인 국정조사 등도 필요하지만, 최소한 국회 상임위 의결로 감사원 감사 요청이 필요한 사안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도로공사 "외부 압력 없어…특혜와 무관"
반면 도로공사는 첨단 휴게소 운영을 위해서는 민간투자자 참여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며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남한강휴게소를 찾은 도로공사 관계자는 "첨단 기술이 접목된 휴게소를 짓기 위해 민간투자자 참여 방식으로 전환했다"며 "외부의 압력 없이 내부 회의를 거쳐 운영 방식을 바꿨다"고 말했다.
계약 및 운영 방식 등이 다른 휴게소의 경우와 다른 이유에 대해서는 "양방향에서 휴게소를 이용할 수 있는 인제 내린천 휴게소를 2021년 민간업체에 임대 운영을 맡겼는데, 사업이 실패해 업체가 2022년 사업권을 반납했다"며 "새로운 사장이 취임하고 휴게소의 개념을 바꾸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업자로 선정된 위즈코프는 대표와 윤 대통령의 관계에 대해 부인했다.
앞서 위즈코프는 지난 19일 '남한강휴게소 입찰 관련 의혹 보도에 대한 해명'이라는 제목의 입장문(공시)을 내고 "대통령 테마주 주장과 관련해 당사의 대표이사와 출신 학과, 나이가 다르고 학창시절과 이후에도 친분 관계가 없다"며 "남한강 휴게소 사업자 선정에 있어 특혜와 전혀 관련이 없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또 "개찰 결과 당사가 제시한 임대요율 13.35%가 가장 높은 것으로 밝혀졌고, 8월 24일 도로공사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당사는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사업시행자로 선정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27일 열리는 국토교통부 종합감사에서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과 더불어 남한강 휴게소 특혜 의혹도 집중적으로 제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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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준석 기자 lj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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