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과학 전진기지 대덕특구, 혁신으로 새로운 50년 연다
1973년 연구학원도시가 시작
2005년 연구개발특구 지정돼
출연연·교육기관 46곳 둥지
누리호·휴보·진단키트 등 성과
지식 공유 'K-STP' 교육 운영
73개국에 연구 노하우 전파도
대한민국 '과학기술 1번지'이자 국가 혁신성장을 견인해온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올해 설립 50주년을 맞았다. 허허벌판에서 시작한 대덕특구는 반세기 세월을 보내며 대한민국 과학 전진기지로, 미래 혁신 거점으로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다.
강병삼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은 "연구개발특구의 50년 진화 및 향후 발전과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시대 과학기술 선점을 위해서는 다시 한번 국가과학기술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면서 "연구개발(R&D) 혁신 클러스터인 연구개발특구가 미래 변화에 맞춰 진화해 미래 기술 혁신의 선도기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과학입국'으로 출발한 대덕연구단지
대덕특구의 시작은 197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추진되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수행할 기술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출발했다. 이에 따라 그해 11월 연구학원도시를 표방하는 대덕연구학원도시 건설 기본계획이 수립됐다.
야산과 구릉지, 배밭이 전부였던 충남 대덕군 일원(현 대전시 유성구 일원)의 27.8㎢(약 840만평)에 이르는 방대한 면적이 연구단지로 조성됐고 1978년 한국표준연구소를 시작으로 기관 입주가 이어졌다.
이때 해외에서 연구 중이던 대한민국 국적의 수많은 과학기술인을 대덕으로 불러들여 과학기술을 끌어올리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
1999년 대덕연구단지 준공식에서는 '2001년까지 과학기술 7대 선진국 반열에 진입한다'는 목표가 선포됐다. 2005년에는 R&D 성과를 상품화하고 창업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대덕연구개발특구로 지정했다. 26개 출연연, 7개 교육기관 등 46개 연구기관이 자리를 잡았고 면적은 대전 전체 면적 7분의 1 수준인 70.4㎢(약 2130만평) 단지로 더 커졌다. 이곳에는 연구 인력 4만여 명이 모여 있다.
국민의 일상, 대한민국 국격 변화시킨 혁신적 연구성과 도출
대덕특구에 입주한 연구기관들은 화학, 생명과학부터 기계, 에너지, 우주까지 분야가 다양하다.
정보산업 분야에서 초고집적 반도체인 16M D램의 개발은 대한민국을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술 국가로 이끌었고, 종합정보통신망의 초석이 된 전전자교환기(TDX-10)와 CDMA 기술은 대한민국의 휴대전화가 세계 시장을 석권하는 기반이 됐다.
이들 기술은 국민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대한민국 브랜드를 '정보기술(IT) 강국'으로 만드는 초석이 됐다. 이뿐만 아니라 자주국방의 시작을 알린 백곰미사일, 원격컬러사진전송시스템, 행정전산망용 주전산기, 메카트로닉스 분야에서의 산업 자동화 등은 우리의 산업현장의 생산력을 끌어올린 기반 기술로 사용되고 있다.
재료 분야에서는 산업용 엔지니어링 세라믹, 니켈수소전지 및 생체용 안구 수정체 등의 첨단 연구 성과가 나타났다. 최근에는 우리의 삶을 바꾸는 성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세계 최초 코로나19 유전자 지도 해석, 신속항원검사 체계를 확립할 수 있었던 진단키트 개발 등을 꼽을 수 있다. 또 1992년 우리별 1호로 시작해 30년간 수많은 성과를 보였던 우주과학기술 성과는 최근 누리호 실용위성 3차 발사에 성공하는 등 우주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대덕특구의 새로운 출발, 연구중심서 혁신 클러스터로
대덕특구는 R&D뿐만 아니라 기술사업화 분야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냈다. 2005년 연구개발특구 지정 이래 기술이전 건수는 611건에서 5972건, 특구 입주 기업은 687개에서 9293개, 코스닥 상장기업은 11개에서 115개, 고용인원은 2만4000명에서 28만9000명, 매출액은 2조6000억원에서 60조9000억원으로 성장했다.
이런 성과 창출의 배경에는 기술사업화를 위한 정부와 학계, 기업체 간의 노력이 있었다. 2011년 휴머노이드 로봇인 휴보를 만든 KAIST 산하의 휴보랩 연구자들이 창업한 로봇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대덕특구의 기술이 창업까지 연결된 사례로, 2022년 코스닥 상장을 통해 10월 현재 시가총액 2조7000억원, 매출액 136억원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신흥국 벤치마킹 모델,연구개발 한류 이끄는 대덕특구
세계 초일류 혁신 클러스터를 지향하는 대덕특구는 '세계 속의 대덕특구'로 거듭나고 있다.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단기간 내 세계적인 혁신 클러스터로 도약한 대덕특구의 개발 모델을 전수받기 위한 러브콜이 개발도상국들을 중심으로 잇따르고 있다.
실제 특구재단이 2008년부터 운영 중인 글로벌 지식 공유 프로그램 '한국형 사이언스파크(K-STP)' 교육에는 총 73개국 494명이 참여했다. K-STP 교육은 개도국의 공무원, 사이언스파크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대덕특구의 개발·조성·운영과 관련된 지식을 전수하는 교육과정이다. 에콰도르, 쿠웨이트, 카자흐스탄 등에서는 K-STP 모델을 벤치마킹해 자국에 사이언스파크를 조성하기도 했다.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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