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면]"올시즌 손흥민은 25골을 넣을 수 있다"...왜 이런 확신이 나왔을까?

오광춘 기자 2023. 10. 2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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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발이 이렇게 쓰일 줄은 몰랐습니다. 수비를 따돌리던 빠른 발이 수비를 좇고 몰아붙이는 억센 발이 될 줄은…. 그게 변화의 시작이고 전환의 중심이 될지도 예상 못했습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에 올라온 손흥민 분석. ″올시즌 리그에서 25골을 넣을 수 있다″는 데포의 전망을 내세웠습니다.

토트넘의 골 봤어? 전방 압박 시작점은 손흥민


오늘 토트넘의 골 영상을 다시 돌려 볼까요. 두 골은 맥락이 비슷합니다. 풀럼 수비진이 공을 돌리며 빌드업을 하는 사이 토트넘 선수들이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시작하죠. 한 명만 열심히 수비를 좇는다고 될 일은 아니죠. 토트넘 공격진은 약속한 대로 합을 맞춰 움직입니다.
골을 넣은 매디슨과 골을 도운 손흥민의 세리머니. 경기 후 매디슨은 "손흥민은 월드클래스"라고 말했습니다. (사진=AP연합뉴스)

혼란을 부추겨 균열을 내라...손흥민의 '기획된' 골


맨 앞에 있는 손흥민이 가장 먼저 달려듭니다. 한쪽으로 몰아붙여 상대가 공을 돌린 공간을 좁히는 형태죠. 그러다 상대 수비의 혼란을 부추기고, 패스의 균열을 내고선 공을 가로챕니다. 그리곤 곧바로 득점의 시간을 만듭니다.
전반 36분, 손흥민의 오른발을 떠난 공이 풀럼 골대로 향합니다. (사진=AP연합뉴스)

이제 '손흥민존'은 페널티지역...압박, 터치, 골의 공간


이런 방식은 앞서 영국 언론 '스카이스포츠'가 손흥민을 집중 분석한 내용과 유사합니다. 올 시즌 상대 진영에서 압박을 할 때 가장 많은 거리를 뛰어다닌 선수가 손흥민이었다 하죠. 그러다 보니 상대 진영 페널티 지역에서 공을 터치한 비율도 지난 시즌(8.7%)보다 갑절 많은 19.4%로 나타났고요. 골대와 보다 가까운 곳에서 공을 많이 잡다 보니 골의 가능성도 더 커질 수 밖에 없겠죠. 올 시즌 모든 골이 '손흥민존'으로 불렸던 아크 주변이 아닌 페널티 지역 안에서 나온 것도 흥미롭습니다.
유니폼을 줄 수 없느냐는 어린 팬의 피켓이 보이나요. 손흥민은 풀럼전에서도 골을 넣었습니다. 리그 7호골입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알고도 못 막았을까...풀럼 골키퍼의 호언장담은 어디로?


그런 수치의 유용성은 풀럼전에서도 확인됐습니다. 전반 36분 상대 빌드업을 차단해 히샤를리송이 건넨 공을 손흥민은 오른발로 감아 찼습니다. 레버쿠젠 시절 동료였던 골키퍼 레노를 꼼짝 못 하게 만들었죠. 손흥민을 너무 잘 알고 있어 언제, 어디로 슛을 할지 안다고 했던 레노의 호언장담이 쏙 들어갔겠죠.
골의 순간입니다. 레버쿠젠 시절 동료였던 풀럼 골키퍼 레노는 손흥민의 슛을 잘 알고 있다고 호언장담한 적 있는데, 이번엔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사진=로이터연합뉴스)

매디슨 골 돕기까지...프리미어리그 통산 '53도움'


후반 9분 토트넘의 두 번째 골 상황도 비슷했습니다. 오히려 이 장면이 손흥민의 달라진 점을 도드라지게 보여줬습니다. 공을 차단한 후 손흥민에게 연결된 공, 오히려 앞선 선제골 상황보다 슛을 때리기 좋은 순간이었는데 욕심을 내려놓았습니다. 손흥민은 옆을 보고 매디슨에게 패스해 골을 도왔습니다.

주심과 심각한 대화를 나눌 때도 얼굴엔 웃음을 머금고 있습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올시즌 경기당 패스 24.44개...동료들과 공존의 시간 늘어


이기적인 손흥민과 이타적인 손흥민. 두 스타일의 균형이 손흥민의 잠재된 힘을 더 끌어낸다면 적절한 분석일까요. 패스를 더 많이 하면서 동료들과 공존의 시간을 더 확보합니다. 지난 시즌 손흥민의 경기당 패스는 21.81개였으나 올 시즌은 경기당 24.44개로 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빅 찬스는 지난 시즌 8개였지만 올 시즌은 이미 5개나 만들었습니다.
2023~2024시즌 기록은 손흥민의 적극성을 반영합니다. 슛 정확도는 50%, 빅찬스는 5회, 경기당 패스 횟수는 24.44개로 늘었습니다. (캡처=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

캐러거 "얼마나 센세이셔널한 선수인가"


1골 1도움, 손흥민의 활약은 올 시즌의 상승세를 탄 기세와 더불어 더 많은 주목과 더 넘치는 찬사를 끌어냈습니다.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으로 나선 리버풀의 전설 캐러거는 “우리는 오랫동안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한명을 보고 있다. 얼마나 센세이셔널한 선수인가”라고 말했습니다.
2022~2023시즌 손흥민의 프리미어리그 기록. 부상으로 주춤했던 지난 시즌, 손흥민은 전반적으로 공격 수치가 떨어졌습니다. (캡처=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

"25골 넣을 수 있다"...때 이른 전망 실현될까?


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는 “손흥민은 올 시즌 25골을 넣을 수 있다”는 말을 내세웠습니다. 프리미어리그 '매치데이 라이브'에 출연한 데포와 오언의 대화 속 한마디를 인용한 건데요. 토트넘 전설 데포는 “손흥민의 기세를 멈출 수가 없다. 왼쪽, 오른쪽, 최전방까지 어디든 나설 수 있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25골을 넣을 수 있다. 확실하다”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경기 후 "손흥민은 손흥민이다. 그에게 배운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캡틴으로, 공격수로...'변화'가 아닌 '전환'이었다


2021~2022시즌 23골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올랐는데 그때보다 더 좋다는 거죠. 이 흥미로운 전망이 실현될까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9경기에 나서 7골을 넣은 손흥민은 홀란(9골)에 이어 득점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오늘 한 골을 더 쌓으면서 프리미어리그 통산 골은 110골, 긱스를 따돌리고 통산 득점 26위로 뛰어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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