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 발표 뒤 폭락한 키움證…개미는 피했지만 최대 피해는 기관

김정석 기자(jsk@mk.co.kr), 김대은 기자(dan@mk.co.kr) 2023. 10. 2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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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환원 강화책’ 덕에 급등한 키움증권을 매집했다가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의 유탄을 맞은 투자 주체는 기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개미들은 키움증권이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주주환원에 쓰겠다고 발표한 뒤에도 순매도를 이어가는 행보를 보였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지난 20일까지 기관은 키움증권을 37억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 역시 키움증권을 29억원 순매수했으나 개인투자자들은 70억원을 순매도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10일 장 마감 뒤 주주환원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하며 이튿날부터 주가가 10만원 선을 회복했으나, 영풍제지 종목 관련 미수금이 5000억원가량 발생하면서 지난 23일 주가가 23.93%나 급락했다. 24일에는 전날보다 1200원(1.57%) 반등한 7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처럼 키움증권을 향한 개인과 기관의 반응이 엇갈린 것은 ‘주주환원 강화책’에 대한 입장 차이에서 기인했다. 개인은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사퇴 등 각종 논란으로 훼손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유인책으로 보고 매수를 꺼렸으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를 고려해야 하는 기관은 매집에 나섰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개인은 연말에 배당이슈가 발생하면 테마성으로 들어가는 편인데 키움증권은 대주주 부적격 논란 등을 고려해 나왔다는 평이 돌았다”며 “또한 주주환원 정책은 장기적인 이슈이기에 단기 테마성 주식을 노리는 개인이 피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풍제지 사태로 키움증권에 대규모 미수금이 발생하자 증권사들은 잇따라 주요 종목의 미수거래를 제한하고 있다. 최근 증시가 지속 하락하고 반대매매가 급증하는 등 증권시장 불안정이 커지고, 영풍제지가 키움증권의 낮은 증거금률을 악용한 것으로 드러나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 선제 조치에 나서는 모양새다.

24일 KB증권은 DL건설·에코프로비엠 등 85개 종목에 대해 위탁증거금률을 100%로 상향 조치했다. 이들 종목의 기존 증거금률은 30~40%가량에 불과해 예수금의 2.5~3.3배에 달하는 금액을 매수할 수 있었으나, 이날부터는 예수금 한도 내에서만 투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같은 날 다른 증권사들도 위탁증거금률을 일제히 100%로 올렸다.

미래에셋증권은 에코프로·LS네트웍스 등 총 19개 종목의 증거금률을 40%에서 100%로 상향 조치했다. 마찬가지로 삼성증권은 18개 종목, 키움증권은 5개 종목에 같은 조치를 내렸다. 키움증권은 이미 지난 20일, 23일에도 각각 8개, 15개 종목의 증거금률을 올린 바 있다.

증거금률을 올리지 않더라도 신용대출이 가능한 종목을 신용대출 불가로 변경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3일부터 JW중외제약 등 8개 종목을 신용대출 불가 종목으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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