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의 KTA호를 구할 이는 누구인가? 28대 협회장 보궐선거 3인 출마

대한테니스협회 제28대 회장 보궐선거에 의외로 전 회장 2명을 포함해 3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대한테니스협회는 지난 20~21 양일간 후보 등록을 받은 결과, 예종석(70) 한양대 경영대학 명예교수를 비롯해, 곽용운(63) 제27대 협회장, 주원홍(67) 제26대 협회장이 차례로 등록했다.

이번 선거는, 최근 배임 의혹 및 협회의 독단적 운영으로 논란을 빚어온 정희균 제28대 협회장이 지난 9월 초 자진 사퇴함에 따라 보궐선거로 치러진다. 당선자는 28대 회장의 잔여임기인 1년 2개월 간 협회장으로 일하게 된다. 

대한테니스협회는 오는 29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장 센터코트 2층 회의실에서 투표를 하게 되며, 당일 바로 개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총 선거인단은 178명으로 시도 협회 및 연맹체 임원과 지도자, 심판, 선수, 동호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선거 당일인 29일에 경북 김천에서 한국선수권대회가 열리기 때문에 부재자투표를 실시하지 않는 한 약 70여명의 지도자, 심판, 선수들은 투표에 참여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후보들마다 선거 공약은 장밋빛 청사진을 그리고 있지만 현재 대한테니스협회의 당면 과제는 약 43억원(10월 말 현재)의 채무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이다. 이자만 1년에 5억7천만원씩 불어나고 있다. 

등록 순서에 따라 기호 1번을 받은 예종석 명예교수는 정희균 전 회장이 지난 5월 협회 부회장으로 영입한 인물로, 정 회장 사퇴 이후 회장 직무대행을 맡다가 일주일 여만에 사퇴했다. 그런데 이번에 협회장에 출마를 하였다. 예종석 후보는 악성 채무 문제를 법적수단을 통해 완전 해결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대한테니스협회와 미디어윌 간의 다툼은 이미 곽용운 집행부에서 법적 소송을 하는 바람에 민사재판을 통해 최종심이 판결난 사건이다. 법적 문제로 뒤집을 방법은 없다.

예종석 후보는 자신의 공보물을 통해 "30억원을 투자받아서 34억여원을 갚았다"고 적시하였는데 이는 허위 사실이다. 30억원은 투자금이 아닌 대여금이며, 이자분에 해당하는 상환액도 28.5억원이라는 게 미디어윌의 입장이다.

기호 2번의 곽용운 후보는 27대 협회장 재임시 육사코트 운영권을 미디어윌에 이관하면서 30억원 대여금을 면제해주기로 한 협약서를 스스로 파기하고 협회가 70억원 이상의 빚더미에 오르게 한 장본인이다. 곽 후보는 전국의 1200개 테니스장의 회원들로부터 연회비 1만원을 걷어서 30억원 원금을 상환하고, 스폰서와 육사코트 운영수익금을 합쳐서 상환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결국 동호인들로부터 돈을 걷어서 갚겠다는 뜻이다.

기호 3번의 주원홍 후보는 과거 이형택·조윤정·박성희 등을 발굴해 한국 테니스 레전드로 키워낸 지도자 출신이다. 주 후보는 전 테니스인이 나서서 육사테니스장을 되찾아와서 애초에 미디어윌과 맺었던 협약서처럼 운영권을 이관하고 원금과 잔여 이자를 모두 탕감받겠다는 게 입장이다.  

앞서 시도 테니스협회장들로 구성된 대의원들은 '대한테니스협회 정상화대책위원회(위원장 김두환)'를 구성하고 위기에 빠진 협회 사태를 해결할 적임자로 주원홍 전 회장 뿐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추대를 의결한 바 있다. 하지만 예종석, 곽용운 후보가 출마하면서 경선을 치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