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짓할라” 걱정에…서울 무상 태블릿 ‘디벗’, 초등생은 집에 못 가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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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중학생을 대상으로 무상 보급한 태블릿PC인 '디벗'을 학교에서만 사용하도록 올해부터 운영방식을 바꾼다.
24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 디벗 보급 대상인 초등학생 전원은 디벗을 학교에서만 쓸 수 있다.
한 중학생 학부모는 "휴대전화나 집에 있는 컴퓨터 사용 통제도 가뜩이나 어려운데, 학교에서까지 태블릿PC를 나눠줬다"면서 "디벗으로 하는 학교 수업이 있어서 동의서를 안낼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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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 디벗 보급 대상인 초등학생 전원은 디벗을 학교에서만 쓸 수 있다. 디벗은 디지털과 벗의 합성어다. 시교육청은 당초 디벗을 가정에서도 쓰게 한다는 방침이었다. 하교 후 학습 지원을 위해서다.
시교육청이 갑자기 디벗 사용 장소를 학교로 제한한 것은 그만큼 학부모들 불만이 크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집에서 디벗으로 게임을 하거나 유튜브, 웹툰을 본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디벗에 유해 광고 차단 기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자녀가 이에 고스란히 노출된다는 점을 우려하는 학부모들이 많다.
시교육청은 당장 다음 주부터 서울 관내 중학교 400여 곳에 디벗 충전·보관함 3420대를 배치한다. 다만 학생, 학부모, 교사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 중학교에 한해서는 디벗을 가정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내년에 디벗이 보급되는 고등학교도 중학교와 마찬가지로 자율로 정할 수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중고생은 디지털 기기 사용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고 보고, 초등학생과 방침을 다르게 정했다”고 설명했다.
시교육청은 교육부의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발맞춰 2027년까지 디벗을 서울 학생 전원에게 순차적으로 보급한다. 지난해 중1(현 중2)을 시작으로 올해는 중1에 보급 중이다. 올해 기준, 디벗 보급에 들어간 예산은 552억원이다. 내후년까지 6개 학년에 디벗을 보급하려면 3000억원이 넘게 든다.
그런데도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디벗을 받지 않겠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학생이 디벗을 받으려면 학교에 ‘학생 개인정보 활용 동의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이 동의서를 내지 않겠다는 학부모가 적지 않다. 한 중학생 학부모는 “휴대전화나 집에 있는 컴퓨터 사용 통제도 가뜩이나 어려운데, 학교에서까지 태블릿PC를 나눠줬다”면서 “디벗으로 하는 학교 수업이 있어서 동의서를 안낼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디벗 보급을 둘러싼 예산 낭비 논란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시교육청이 당초 디벗 사업을 추진할 때는 하교 후 학습까지 고려해 예산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각종 부작용 우려에 더이상 하교 후 가정에서의 학습은 어려워졌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시간을 제어하는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라며 “앞으로 집에서도 학부모가 디벗 사용 시간을 통제할 수 있는 기능이 갖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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