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에 소주 가격 인상 '초읽기'…주류업체들 "아직 확정안돼"
업체들 "시장 소문 많지만 아직 미정…인상요인 多"
[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계속되는 가격 인상 요인으로 맥주에 이어 소주 가격까지 인상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주류 업계에서 나온다. 실제로 올해 2월 소주의 원료인 주정 가격은 10% 가까이 올랐지만, 당시 소주 업체들은 이를 판매가에 반영하지 않았다.
맥주업계는 이미 가격 인상 수순을 밟는 분위기다. 오비맥주는 이달 자사 맥주 카스와 한맥 등의 가격을 약 6.9% 올렸다.
계속되는 원자재 부담으로 부득이하게 가격을 인상했다는 입장이다. 맥주와 소주를 생산하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롯데주류)는 아직 가격 인상과 관련해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가격 인상이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맥주에 이어 소주 가격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류 시장에선 하이트진로가 10월 말 켈리와 테라 등 맥주 가격을 인상하고, 11월 초에 진로 등 소주 가격을 인상할 거라는 얘기도 나돈다.
다만 하이트진로 측은 "시장에서 돌고 있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롯데칠성음료도 "현재 주류 가격 인상과 관련해 계획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칠성음료는 맥주 클라우드와 소주 처음처럼을 생산·유통 중이다.
하지만 주류업계에선 가격 인상이 요인이 계속된다는 입장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주정과 맥아 등 원료 가격이 계속 오르는 데다, 물류비와 인건비 등 가격 원재료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4월 소주의 원료인 주정 가격은 평균 9.8% 올랐다. 국내 10개 주정회사의 주정판매를 전담하고 있는 대한주정판매가 지난해 10년 만에 주정가를 올린 데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인상한 것이다.
대한주정판매는 지난해 세계 곡물가격 급등 등의 영향으로 주정 가격을 평균 7.8% 인상했다.
소주병 값도 올랐다. 소주병을 제조하는 제병 업체들은 올해 2월부터 순차적으로 180원에 납품하던 병값을 220원으로 22.2% 올렸다. 지난해 연말에는 병뚜껑 가격도 올랐다.
소주 시장 점유율 1, 2위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는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맞춰 당분간 가격 인상을 검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올해 2월 밝히기도 했지만, 업계에선 계속되는 원자재 부담으로 결국 소주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맥주 가격은 이미 인상 수순을 밟고 있다. 오비맥주는 이달 11일부터 카스, 한맥 등 주요 맥주제품의 공장 출고가격을 평균 6.9% 인상했다.
오비맥주는 소비자들의 직접적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정용 시장에서 많이 팔리는 카스 500㎖ 캔 제품의 현행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오비맥주 측은 당시 인상 계획을 밝히면서 "환율 불안이 지속하는 가운데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각종 원부자재 가격의 상승과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한 물류비 상승으로 제품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역전에프앤씨(역전FnC)가 운영하는 맥주 전문점 역전할머니맥주 역시 이달 11일 주류 가격을 인상했다. 역전할머니맥주는 전용 냉장고에 보관한 생맥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생맥주 프랜차이즈다.
인상폭은 최대 22.2%다. 생맥주 300㏄는 기존 2700원에서 3300원으로 22.2% 올랐다. 500㏄는 기존 3700원에서 4500원(21.6%)으로, 1000㏄는 7300원서 8700원(19.2%)으로 뛴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단체인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최근 국내산 보리 가격이 낮아졌다는 근거를 들어 맥주 가격 인상을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국내산 맥주맥의 가격은 2021년 ㎏ 기준 평균 1036.8원에 달했지만 지난해 988.2원으로 4.7% 줄었다.
하지만 맥주 업계는 해당 보리 가격과 맥주의 원재료인 맥아의 가격은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맥주 업계 관계자는 "국산 맥주는 원재료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데 협의회는 자료에서 국산 맥주보리 가격을 언급했다"며 "같은 기간 맥아의 국제 시세는 48% 이상 급등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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