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질병 ‘럼피스킨’ 확진 하루 새 10건 더…강원, 인천까지 확산
소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병’이 하루 새 10건이나 더 늘었다. 확진 지역도 충청, 경기권을 넘어 강원도까지 뚫리며 전국적인 확산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정부는 백신 접종을 완료한 뒤 항체가 형성되는 3주 뒤까지 확산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이 기간 확산을 최대한 막는데 방역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4일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확진 건수는 모두 27건으로 늘었다.
지난 20일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이후 지난 21일 3건, 22일 6건, 전날 7건, 이날 10건 등으로 확진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발생 지역도 첫 사례가 나온 충남뿐 아니라 경기, 충북, 인천, 강원 등으로 점차 넓어지고 있다.
이날 강원도 양구군에서 한우 29마리를 사육하는 농가에서 확진 사례가 확인되면서 지금까지 10개 시·군에서 럼피스킨병이 발병했다.
중수본은 애초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확진 사례가 나올 것으로 예측했으나, 지난 22일 충북 음성군에 이어 이날 강원 양구군 등에서도 발생하며 확산세가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럼피스킨병 바이러스가 중국 등 이미 발생한 국가를 거쳐 지난달 국내로 유입됐으나 뒤늦게 확인된 것이 아니냐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축산농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바이러스 자체는 지난달 국내로 들어왔으나 신고가 늦어지면서 확인이 지연돼 더 많이 번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모기 등 흡혈곤충에 의해 주로 전파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은 고열과 피부결절이 특징으로 최근 태국과 몽골, 중국, 인도네시아 등 주변국에서 잇따라 발병 사실이 확인됐다. 발열, 눈물·콧물·침을 흘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 후, 피부에 두드러기처럼 수두 물집이 올라오는데 폐사율은 10% 이하다.
다만 추가 확산을 위해 확진 농가를 중심으로 살처분이 진행되고, 병에 걸리면 우유 생산량이 줄어드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향후 축산물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방역당국은 당분간 추가 발생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정황근 중수본 본부장(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전날 국정감사에서 관련 질의에 “확진 사례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백신 접종 후) 항체 형성까지 3주 걸리는데, 그때까지는 상당히 많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백신을 신속히 접종하고, 항체가 형성되는 3주간은 확산을 막기 위해 소독, 방제 등의 방역 조치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방역과 관련 “가축 전염병은 무엇보다 초기 진압이 관건으로, 더 이상의 확산·피해를 막기 위해 정부는 신속히 총력 대응하겠다”다고 말했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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