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AI가 ‘뇌 질환’ 진단한다…다음달부터 190개 병원서 가능
정부 사용승인 받고 2주간 고시
환자 동의땐 8만원에 검사해줘
98.1% 정확도로 뇌경색 판독
내달 10일부터 김씨처럼 진료비를 내고 AI가 뇌, 심장, 폐 등 주요 신체부위를 엑스레이나 CT, MRI로 촬영한 영상을 보고 질병 여부를 진단하는 AI 의료기기 사용이 가능해 진다. 국내에서는 처음 있는 일로, 향후 AI 의료기기 대중화의 길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4일 매일경제 취재 결과 지난해 정부로부터 혁신의료기술로 지정받은 제이엘케이의 AI 뇌경색 진단기기 ‘JBS-01K’가 오는 27일 최종위원회 이후 2주간 고시 기간을 거쳐 거쳐 내달 10일부터 일반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이 가능해 진다. 이렇게 되면 JBS-01K가 도입된 국내 190여 개 대학·종합병원(3차 병원)에서 환자 동의 후 진료비를 받고 AI 뇌 진단이 가능해진다.
환자가 MRI와 CT 영상에 대한 AI 진단을 받을 경우 각각 8만원과 6만원을 내야 한다. 제이엘케이는 이 진료비를 병원과 50%씩 나눠서 받게 된다.
김동민 제이엘케이 대표는 “그동안 AI 의료기기는 임상에서만 시범적으로 사용됐지만 비급여 상한과코드를 부여받음에 따라 AI 의료기기 대중화의 길이 열렸다”며 “향후 1·2차 병·의원으로도 사용범위가 빠르게 확장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뇌출혈 분석 솔루션과 대혈관 폐색 식별 솔루션 등 다른 4개의 AI 솔루션들도 조만간 비급여 인정과 환자 과금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 업계에서는 제이엘케이를 시작으로 AI 의료기기가 환자에게 폭넓게 쓰이는 시대가 열렸다고 보고 있다. 기존 영상의학과 전문의 분석처럼 질병 검출 정확도가 높고, 신속한 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제이엘케이의 JBS-01K는 숙련된 전문의에 버금가는 98.1% 확률로 뇌경색을 판독해 낸다. 이처럼 환자는 정확하고 빠른 진단을 받을 수 있고, 병원과 업체는 수익을 높일 수 있어 ‘윈윈’할 수 있다는 평가다.
정부가 혁신의료기술로 지정한 국내 AI 의료기기 업체는 모두 8곳이다. 제이엘케이 이외 메디컬에이아이, 코어라인소프트, 딥노이드 등이 있다. 메디컬에이아이는 AI 심부전 조기 발견 프로그램에 대해 지난 4월 혁신기술로 지정받았다. 코어라인소프트는 AI 뇌출혈 뇌 영상 검출·진단 보조 소프트웨어(뉴로캐드)가 지난달 25일 혁신기술로 선정됐다. 현재 정부는 AI 의료기기의 경우 혁신의료기기로 먼저 지정해 비급여 진입부터 유도하고 있다.
박준민 코어라인소프트 최고제품책임자(CP)는 “내년 초 비급여 인정이 예정돼 있다”며 “빠르면 내년 1월부터 병원 내원 환자가 동의할 경우 비급여로 진료비를 받고 뉴로캐드 사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이엘케이를 제외한 7개사 가운데 빠르면 올해 안,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추가로 건강보험 수가가 결정되는 곳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업계에서는 수년 간 만성적자에 시달린 AI 의료 스타트업들의 매출이 가시화하며 하나 둘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으로 기대한다. 제이엘케이의 경우 JBS-01K가 내달 수가가 적용되면 당장 4분기부터 관련 매출이 본격화한다. 증권가에선 시장점유율 50%, MRI 검사 1회 기준으로 올 4분기 약 47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액(12억원)의 4배 수준이다. 심평원에 따르면 2021년 뇌졸증 진단 환자가 62만명에 달하고, 매해 10만5000여 명의 뇌졸중 환자가 추가되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뇌졸중 환자는 93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전체 뇌졸중 환자의 50%가 JBS-01K 검사를 1회 실시한다면 360억~370억원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내년 상반기에는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추가 솔루션들의 비급여 진입과 수가 확정이 이어지면 전체 매출이 빠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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