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롯데 우승이 목표, FA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다" [일문일답]

윤욱재 기자 2023. 10. 24. 15: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롯데 김태형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부산, 윤욱재 기자] "감독이 다른 이야기를 할 것이 뭐가 있나. 첫째 목표는 포스트시즌이고 그 다음은 우승이다"

'명장' 김태형(56) 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이 마침내 '구도' 부산에 떴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24일 오후 2시 롯데호텔 부산 사파이어룸에서 취임식을 갖고 롯데 새 감독으로서 포부와 각오 등을 전했다.

롯데는 지난 21일 "롯데 자이언츠의 제 21대 감독으로 김태형 전 두산 베어스 감독을 선임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롯데와 김태형 감독이 합의한 계약 기간은 3년. 총액 24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6억원)의 조건이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과 함께 현역 감독 최고 대우를 받았다.

김태형 감독은 현존하는 최고의 명장으로 손꼽힌다. 현역 시절 수비형 포수로 활약했던 김태형 감독은 1990년 OB 베어스(현 두산 베어스)에 입단, 플레잉 코치로 뛰었던 2001년까지 두산에서만 뛰었고 개인 통산 828경기에 출전해 타율 .235 9홈런 157타점을 기록했다. 1995년 한국시리즈에서 OB가 롯데를 4승 3패로 꺾고 우승을 차지할 때 마운드에 있던 권명철 두산 투수코치와 포옹을 나눴던 포수가 바로 김태형 감독이었다.

2001년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한 김태형 감독은 2002~2011년 두산에서 배터리 코치, 2012~2014년 SK 와이번스에서 배터리 코치를 지내면서 지도자 경험을 쌓았고 2015년 두산의 새 감독으로 취임, 감독으로서 커리어를 출발했다. 그해 두산은 정규시즌에서 3위에 올랐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 플레이오프에서 NC 다이노스, 한국시리즈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차례로 연파하고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2001년 이후 14년 만에 우승의 감격을 맛본 것.

이후 김태형 감독은 승승장구했다. 2016년 '판타스틱4'를 앞세워 통합 우승을 차지했고 2019년에도 역대급 페넌트레이스 1위 경쟁 속에 한국시리즈 정상을 밟았다. 무엇보다 전무후무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은 김태형 감독의 가장 손꼽히는 업적이라 할 수 있다. 김태형 감독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두산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2022시즌을 끝으로 두산을 떠난 김태형 감독은 올해 SBS스포츠 해설위원으로 변신, 전직 감독의 시선으로 경기를 해설하며 야구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롯데는 올해 처절한 실패를 겪었다. 단독 1위로 4월을 마치고 파죽의 9연승을 거두면서 가을야구를 넘어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한 꿈에 부풀었던 롯데는 6월 초까지 LG 트윈스, SSG 랜더스와 3강 구도를 형성하면서 돌풍을 이어갔지만 이후 급격하게 추락하면서 5할 승률도 채우지 못하고 전반기를 마치는 악몽 같은 순간을 맞았다. 결국 래리 서튼 감독도 시즌 도중 퇴진해야 했고 이종운 감독대행 체제로 새롭게 거듭났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144경기를 치른 롯데의 결과는 68승 76패(승률 .472)였고 정규시즌 최종 순위는 7위에 머물렀다. 이로써 롯데는 6년 연속 가을야구행 티켓을 따내지 못했다. 여전히 롯데의 마지막 가을야구는 2017년,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2년으로 남아 있다.

현재 KBO 리그에서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우승을 하지 못한 팀이 바로 롯데다. SSG는 2022년, KT는 2021년, NC는 2020년, 두산은 2019년, KIA는 2017년, 삼성은 2014년, 한화는 1999년, LG는 1994년이 마지막 우승으로 기록돼 있다. 아직 우승 기록이 없는 키움은 2008년에 창단한 팀이다.

롯데는 우승에 대한 갈증이 가장 큰 팀인 만큼 '우승 청부사'라 할 수 있는 김태형 감독을 영입하면서 과연 그 갈증을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롯데가 한국시리즈 우승 경력을 갖춘 외부 인사를 감독으로 선임한 것은 2002년 백인천 감독 이후 처음이다. 백인천 감독은 1990년 LG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1984년과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사령탑은 강병철 감독이었고 강병철 감독은 세 차례나 롯데 감독을 역임한 바 있다.

이날 취임식에는 김태형 감독을 비롯해 이강훈 롯데 대표이사가 참석했고 선수 대표로는 전준우, 안치홍, 김원중, 구승민이 자리했다. 사회는 조지훈 응원단장이 맡았다.

먼저 유니폼 착용식을 통해 이강훈 대표이사가 김태형 감독에게 유니폼을 입히는 시간을 가졌고 주장 안치홍을 비롯해 전준우, 김원중, 구승민이 차례로 축하 꽃다발을 건넸다. 특히 전준우와 안치홍은 예비 FA임에도 취임식에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안녕하십니까. 롯데 자이언츠 감독 김태형입니다"라고 입을 연 김태형 감독은 "굉장히 설레고 기대된다. 야구 도시 부산에, 롯데 자이언츠 감독으로 부임했다. 앞으로 계획은 차차 말씀을 드리겠지만 기대된다. 나를 선택해준 롯데 구단과 신동빈 구단주님, 그리고 무엇보다 롯데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라고 취임 소감을 남겼다.

▲ 롯데 김태형 감독 ⓒ곽혜미 기자
▲ 롯데 김태형 감독 ⓒ곽혜미 기자

다음은 김태형 감독과의 일문일답.

- 롯데에서 어떤 야구를 보여주고 싶은지.

"세상에 계획대로 되는 것이 있나. 만들어 가는 것이다. 밖에서 본 선수들도 있지만 못 본 선수들도 있다. 훈련을 통해서 스스로 보고 느끼고 판단해야 한다. 무엇보다 부산 팬들이 열정적이다. 굉장히 공격적이고, 화려하고, 화끈한 야구를 하면서 찬스가 왔을 때 몰아 붙일 수 있는 야구를 하고 싶다"

- 롯데가 우승 청부사로서 영입했는데 심적 부담이 클 것 같다. TV 해설을 하면서 파악한 롯데의 장단점은.

"모든 감독이 새로 부임하면 다 부담을 갖는다. 이전보다 좋은 성적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부담보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부담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밖에서 해설을 하면서 롯데를 어떻게 보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두산 감독 시절에도 롯데 선수들이 경기에 대한 열정이 큰 것을 봤다. 롯데 선수들은 열정이 뛰어나다고 보고 있다. 경기를 이기고 지는 것은 선수, 코칭스태프 모두 책임이 있다. 뭐라 말씀 드릴 것이 없다. 내년에 시즌 구상을 잘 해서 좋은 성적을 낼 자신감이 있다"

- 롯데에서 강조할 부분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 본인이 다 알 것이다. 개인의 아쉬움, 팀에 대한 아쉬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내가 합류해서 선수단을 파악을 하는 것이 중요하고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 눈여겨보고 있거나 기대되는 선수는.

"기존 선수들은 잘 알고 있고 좋은 신인이 있다고 들었다. 군 제대 선수는 아직 보지 못했다. 퓨처스에 있는 유망주 선수들도 아직 보지 못했다. 눈여겨볼 생각이다"

- 코칭스태프 관련해서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1군 코칭스태프는 거의 확정적이다. 지금 발표하기는 어렵다. 구단에 보고하지 않은 코치도 있다. 조금만 기다려달라. 곧 발표하겠다"

- FA 권리 취득을 앞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당연히 팀에 남아서 도와달라고 하고 싶다. 공교롭게도 올해 FA 2명(안치홍, 전준우), 내년 FA(구승민, 김원중) 2명이 앉아 있다.(웃음) 대표이사님에게 물어봐달라. 감독은 선수가 많을 수록 좋은 것이고 욕심이 난다. 대표이사님께도 필요한 선수들이라고 말씀드렸다"

- 두산 왕조를 이끌었던 리더십과 롯데 감독으로서 리더십이 같은 부분과 다른 부분은.

"리더십이라 말씀드리기는 그렇다. 9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지금 젊은 선수들의 사고방식이 다를 것이다. 그래도 야구는 똑같다. 경기장에서 선수들의 열정도 똑같다. 우선 팀의 주축이 되는 선수들이 리더가 돼야 한다.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상황마다 많은 것이 달라진다. 그 상황을 코칭스태프가 빠르게 판단하는 것이 좋은 리더십이라 생각한다. 롯데 선수들과 호흡하면서 느끼는 것이 있을 것이다. 느낀 점을 선수들과 이야기를 하고 어떻게 팀을 강하게 만들지 구상할 것이다"

- 롯데 팬들이 우승에 대한 갈증이 큰데 확실하게 목표를 말씀해주신다면.

"우승이 그렇게 말 같이 쉽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선수들이 힘을 합치면 가능하다. 나도 신인 감독 때 겁 없이 우승이 목표라고 말씀을 드렸다. 이 자리에서도 우승이라고 말씀을 드리겠다. 선수들도 그렇게 목표를 잡고 각오하기를 바란다. 감독이 다른 이야기를 할 것이 뭐가 있나. 첫째 목표는 포스트시즌이고 그 다음은 우승이다"

- 취임 선물로 바라는 것이 있다면.

"항상 (취임 선물로) FA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그것은 구단에 필요하다고 말씀을 드렸고 구단이 알아서 판단을 할 것이다"

▲ 롯데 김태형 감독 ⓒ곽혜미 기자
▲ 구승민 안치홍 김태형 감독 전준우 김원중 ⓒ곽혜미 기자
▲ 롯데 이강훈 대표이사 김태형 감독 ⓒ곽혜미 기자

- 롯데가 상승세를 타다가도 후반에 힘이 떨어지면서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밖에서 볼 때 그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는지.

"초반에 기세가 좋았고 무리라고 싶을 정도로 밀어붙였다. 어느 정도 분위기가 넘어가는 경기를 판단해서 움직였으면 조금 (체력을) 세이브를 했으면 낫지 않았을까 싶다. 그것은 다 결과론이기는 하다. 다들 이기려고 야구를 하지, 지려고 야구를 하지는 않는다. 어느 팀이든 후반에 처질 것을 대비해서 초반에 세이브를 하지는 않는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이야기하기도 그렇고. 앞으로 선수들의 능력치를 파악하고 경기에 임해야 할 것 같다"

- '독이 든 성배'라는 표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어떤 야구인이든 감독 제의가 오면 감독을 하지 않나. 본인에게 기회가 오면 도전을 해야 한다. 그것 외에는 다른 할 말은 없다"

- 1년 동안 해설위원을 맡았는데 어떤 점을 느꼈는지.

"도움이 많이 됐다. 감독 입장으로 해설을 했고 지금 상황에서 내가 감독이면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도 했다. 특히 젊고 어린 선수들이 실수를 할 때 관대해진 것 같다. 아무래도 해설을 하면 여러 팀을 같이 볼 수 있다. 내가 다르게 느낀 점은 분명히 있었다"

- 두산 시절에는 LG라는 라이벌이 있었다. 롯데는 NC라는 라이벌이 있는데.

"경기를 하다보면 어떤 분위기라는 것이 있을 것이고 구단에서 '신경 쓰셔야 한다'고 하면 신경을 써야죠.(웃음) '낙동강 더비'라고 나온 기사를 많이 봤다. 선수들이 그 중요성을 잘 알 것이다. 특별히 신경을 쓰는 것보다 어떤 분위기가 조성이 되면 그때는 신경을 쓸 것이다"

- 부산 생활에 기대가 되는 점이 있다면.

"특별히 부산과 인연이 있는 것은 아니다. 선수 시절에 롯데 선수들과 각별하게 친하게 지냈다. 부산에 오면 바닷가도 있어서 들뜨기도 했다. 부산은 조금만 움직이면 '어디서 봤다'라고 글이 올라온다.(웃음) 워낙 팬들이 열정적이라 다른 것 같다"

- 내일(25일)부터 돌입하는 마무리훈련 계획은.

"훈련 강도는 비슷하다. 개개인을 집중적으로 할 것이다. 오후에는 개개인이 부족한 부분을 채우도록 할 것이다" (롯데는 25일부터 상동구장에서 마무리훈련을 실시한다. 김태형 감독은 이날 선수단과 상견례를 가질 예정이다.)

- 롯데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한 시즌이 지나면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그 아쉬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몸으로 느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강조하고 싶다"

- 끝으로 롯데 팬들에게 한마디한다면.

"롯데 팬들께서 이렇게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셔서 그 책임감을 무게로 느낀다. 열정적인 선수들과 시즌을 잘 치러서 좋은 성과로 보답해드리겠다"

▲ 롯데 김태형 감독 ⓒ곽혜미 기자
▲ 김원중 김태형 감독 ⓒ곽혜미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