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빈 살만, 국방·방산협력 증진…“사우디 국방력 강화에 일조”
尹, 사우디 국방장관·국가방위부 장관 접견…협력의지 피력
이·팔 전쟁에 “어떤 방식으로든 민간인 공격에 반대”
北 핵·미사일 이전도 국제사회와 강력히 규탄키로
[리야드=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 계기에 채택된 양국 간 공동 성명에는 경제 협력 외에도 국방·방위산업(방산) 분야 협력 강화에도 방점이 찍혔다. 특히 윤 대통령은 사우디 국방장관과 국가방위부 장관을 만나 “사우디의 국방개혁 성공과 국방력 강화에 한국이 일조하기를 희망한다”며 적극적인 협력 의지는 내비쳤다. 이에 우리 정부와 기업의 방산 수주가 가시권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는 24일(현지시간) 발표한 공동 성명을 통해 양국 공통 이익에 부합하고, 지역 및 국제 안보와 평화 구축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국방·방산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있는 영빈관에서 칼리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국방장관과 압둘라 빈 반다르 알 사우드 국가방위부 장관을 접견해 안보 상황을 공유하고, 한-사우디 국방 협력 및 방산 협력 강화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윤 대통령은 “작년 11월 한-사우디 회담과 올해 3월 칼리드 장관의 방한에 이어, 이번 만남을 계기로 한-사우디 국방·방산 협력이 한층 발전하고, 이를 통해 양국 관계가 보다 더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칼리드 사우디 국방장관은 “결실 단계에 접어든 한-사우디 방산 협력 성과가 양국 관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며, 이는 상호 신뢰에 기반해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또 “앞으로 한국과 차세대 방산 협력을 함께하길 희망한다”면서 기술 협력과 공동 생산까지 함께하는 포괄적인 협력을 제안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군사교육, 연합훈련, 부대 방문 및 인적 교류 등 양국 간 다양한 국방 분야 협력을 통해 협력의 폭과 깊이를 심화시켜 나가자”고 제안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접견에 대해 “사우디와의 국방·방산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는 계기가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우수한 방산기술이 적용된 무기체계가 상대국의 국방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되도록 협력해 나갈 예정이며, 이는 우리의 방산 수출 시장을 확대하는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 23일 현지 브리핑에서 “방산은 사우디와의 협력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대공방어체계, 화력무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규모 방산 협력 논의가 막바지 단계에서 진행되고 있다. 일회성 협력이 아닌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방산 협력 프로그램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 우리는 역사상 최대 규모인 173억 달러 방산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며 “유럽, 중동, 동남아 등 세계 각지에서 우리 무기체계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번 중동 순방을 촉매제로 우리 방산 수출 시장의 외연을 확충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방산 수주) 액수가 얼마라고 밝힐 수는 없지만 성사 단계에 와 있고, 그 규모와 액수는 상당히 크다고 밖에 말씀드릴 수가 없다”고 털어놨다.
국내 및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양국의 파트너십 범위도 확대된다.
양측은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전쟁과 관련해 “국제법과 국제인도법에 따라 민간인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떠한 방식으로든 민간인을 공격하는 것에 반대하고, 고통받고 있는 민간인들에게 신속하고 즉각적으로 인도적 지원을 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두 국가의 해법에 기반한 정치적 해결과 항구적 평화가 필요하다”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키로 했다.
양측은 예멘 문제와 관련해서는 무고한 사상자를 발생시키는 무력 사용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당화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평화적 수단으로 위기를 해결하는 것에 뜻을 모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무고한 사상자를 발생시키는 무력 사용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양 정상은 한반도와 국제사회 안정을 저해할 수 있는 북한 핵·탄도 프로그램 및 무기 이전 행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모든 위반임을 규탄하고,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사회 노력을 지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윤석열 정부의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을 포함한 한국 정부의 끈기 있고 단호한 노력을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사우디가 이란과의 관계 복원을 포함해 중동 지역 내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를 촉진하는 데 적극적 역할을 하고 있음에 주목하고, 이러한 노력이 국가 주권과 내정 불간섭 원칙을 보전함으로써 역내 안보와 안정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태진 (tjpar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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