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선진국 향한 이민자 610만명…"역대 최대"

방성훈 2023. 10. 2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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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으로 이주한 국제 이민자 수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OECD는 지난해 38개 회원국으로 유입된 해외 이민자 수가 610만명으로, 전년대비 26% 증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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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화 심화→노동력 부족…취업 이민 급증
남미·중동 등서 인도주의 위기 피하려 국경 넘기도
일자리·복지혜택 등 둘러싸고 내국인과 갈등 우려도
가족 따라온 여성이 가장 많아…"노동력 활용 가능성"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으로 이주한 국제 이민자 수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사진=AFP)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OECD는 지난해 38개 회원국으로 유입된 해외 이민자 수가 610만명으로, 전년대비 2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즉 세계 각국 국경이 봉쇄되기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14% 늘었다.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국가들로 강제 이주한 우크라이나 난민 470만명(6월 기준)까지 포함하면 1100만명에 육박한다.

OECD는 “단순히 팬데믹 이후 국경 봉쇄가 풀리면서 반등한 것으로 보기 힘들다”며 “선진국들의 저출산·고령화 심화로 노동자 수요가 증가한 데다, 남미와 중동 등지에서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발생하며 난민 또는 망명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민 후 영구 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취업 이민이 1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뉴질랜드에선 취업 이민이 전년대비 무려 세 배 급증했다. 외국인 노동자에게 임시 거처를 제공하는 일회성 정책이 효과를 본 덕이다. 영국에선 취업 이민이 두 배 증가했고, 독일(59%), 미국(39%), 프랑스(26%) 등지에서도 크게 늘었다.

전 세계 이주에서 취업 이민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넘어섰다.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저출산·고령화가 심화함에 따라 있는 만큼,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의 경우엔 인구 안정에만 향후 25년 간 최소 5000만명을 해외에서 받아들여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스페인에서 이민을 담당하는 호세 루이스 에스크리바 사회안전망 장관은 “OECD 회원국 대다수가 노동력 부족을 겪고 있으며, 앞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며 “국가 유지를 위해 대규모 이민자에 절대적으로 의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해외 이민자가 가장 많이 유입된 국가는 독일과 미국으로, 전년대비 두 배 가량 늘었다. 베네수엘라, 쿠바, 아프카니스탄, 니카라과 등지에서 인도주의적 위기를 피하려는 이민자가 급증한 영향이 컸다고 FT는 설명했다.

다만 해외 이민자 유입이 많아지면 현지 내국인들 간 갈등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독일이나 이탈리아의 경우 극우 보수 계층이 이민자 유입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일자리와 복지 등 내국인 혜택이 줄어들 수 있어서다. 지난해 해외 이민자들의 평균 고용률은 70%를 웃돌아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대다수 국가에서 내국인 근로자 고용률을 웃도는 수치다. 해외 이민자들의 실업률은 평균 8% 미만으로 집계됐다.

이외에도 전체 이민자에서 여성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남편이나 가족을 따라 이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에스크리바 장관은 “여성을 노동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각 정부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성공시 잠재적으로 580만명의 여성을 노동시장에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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