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다시 안 간다고?” 덜 가고 덜 쓰고, 가고 싶은 마음까지.. 어쩌다?
‘관심’, ’여행계획’, ‘재방문 의향’ 줄하락
지난해 물가 논란→ 여행지출 비용 줄어
여름휴가 만족도 4위 하락 이어 “위태”
제주에 대한 소비자들의 외면 수준이 악화일로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제주를 다시 찾겠다는 여행객들 욕구가 급감세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 이후 해외로 수요 이탈에도 국내 관광객 발길은 계속 이어진다고는 하는데, 반감되는 소비심리가 두드러지는 양상입니다. ‘덜 가고’, ‘덜 쓰고’, ‘재방문 의향’까지 줄어 실질적인 관광지 입지 매력이 감소세라는게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고물가’와 ‘고비용’ 논란 이후 지속적으로 여행지 관심도와 방문 의향이 하락세로 나타났는데, 급기야 국내 경쟁지역들에 밀리면서 여행산업이 총체적 위기라는 분석까지 나왔습니다.
오늘(24일)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2015년부터 수행해 온 ‘주례 여행행태·계획조사’(매주 500명, 연간 2만 6,000명) 결과를 토대로 제주여행 소비자 심리와 행동 전반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비교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습니다.
조사를 위한 5개 핵심 문항에 대한 지난 2년(2022~2023년 9월 현재)간 변화를 분기별(7분기)로 정리해 제주도와 함께 국내 대표적인 여행지인 강원도와 1대1로 비교했습니다.
△관심도(가고 싶은 마음이 예전에 비해 늘었다), △여행 예정지 점유율(3개월 내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곳), △여행지 점유율(3개월 내 여행 목적으로 방문한 곳), △지출 비용(최근 여행에서 개인이 쓴 비용) △재방문 의향률(다시 가보고 싶은 비율) 모두 5개 문항에 대해 비교했습니다.
■ 관심도 하락 폭 커.. 여행 예정지 점유율 “강원 절반”
‘가고 싶은 마음이 늘었다’ 비율을 따진 ‘관심도’(첨부 1)의 경우, 지난해 제주가 64%, 강원도 55%로 제주가 9%포인트(p) 높았던 것이 올해 48%로 양쪽 모두 같은 수준을 나타났습니다.
두 지역 모두 하락하긴 했는데 제주 하락 폭이 훨씬 커, 올 3분기 역전 양상을 보였습니다.
제주 하락세는 분기별로 지난해 1, 2분기 67%에서 올 3분기 42%로 25%p 급락했습니다. 사실상 폭락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 내림세여서 국내 일등 관광지로서 지위를 잃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3개월 내 계획 있다’는 비율을 일컫는 ‘여행 예정지 점유율’(첨부 2)은 아예 강원의 절반 이하까지 추락했습니다.
2020년까지도 예정지 점유율이 18% 수준으로 강원(21% 수준)보다 낮았던게, 코로나19 규제가 일부 완화되고 해외여행 대체재로 부상하며 2021년 처음 강원을 1%p 차이로 앞서기도 해습니다. 이전으로 돌아가는 듯 했던게, 이후 급락이 시작되면서 2022년 1분기 23%에서 6분기 만에 절반 수준인 12%로 추락해 아예 여행계획 리스트에서 밀려났습니다.
반면 강원은 제주의 2배 이상인 25%를 기록하면서 명암이 크게 엇갈리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 점유율 8% “역대 최저”.. 지출비용 50만 원대
‘3개월 내 최근 여행지 비율’을 뜻하는 ‘여행지 점유율’(첨부 3)은 한 자릿수까지 급락했습니다.
2022년까지 제주는 10~12%, 강원은 20~21%의 안정적인 여행지 점유율을 보였던게 분기별 내림세를 이어갔습니다.
2022년 1분기 13%로 출발해 2023년 3분기 역대 최저인 8%로 하락했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22%로 최고치를 찍은 강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제주에 대한 관심도 감소가 계획률 하락으로 이어지고, 다시 여행지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입니다.
여행 비용 역시 잠재 관광객들에게 상당한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1인당 총 지출비용’(첨부 4)은 지난해 57만 원대서 50만원 미만으로 떨어졌습니다.
국내여행의 1인당 총 지출경비는 2017~2020년 사이 평균 21만 원대로 변화가 없었던게 2021년 23만 9,000원, 2022년 26만 원으로 상승했다가 2023년 다시 24만 원으로 하락했습니다.
강원은 대체로 전국 평균의 0.9배(90%) 수준을 유지한 반면, 제주는 2.0배(2019년)에서 2.2배(2022년) 사이 변화를 보였습니다. 2022년 1인당 평균 비용이 57만 5,000원으로 전국 평균 26만 원의 2.2배, 강원도(평균 22만 6,000원) 2.5배에 달했습니다.
올해 제주 평균은 50만 8,000원까지 내려왔고 2분기와 3분기 50만 원 미만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사실상 여행자가 지갑을 닫는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관련해 컨슈머인사이트 측은 “이같은 결과는 의미심장하다. 결국 제주가 소비자의 시선에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지출에 대한 거부감이 매우 크다는 얘기”라면서 “이 경우 다른 모든 소비 지출계획을 바꿔버릴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 재방문 의향, 1년 새 17%p ‘폭락’.. “악순환 고리 끊어야”
제주와 강원의 ‘다시 가보고 싶다’(첨부 5) 비율은 2022년까지 80% 아래로 내려가 본 적이 없었던게, 1년 사이 올해 나란히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제주는 70% 초반까지 밀리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했습니다. 2022년 1분기 88%로 시작해 올 3분기 71%로 6분기만에 17%p 폭락세를 맞았습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이같은 추이라면 70%를 뚫고 내려가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여행이 일상적 활동으로 자리잡고 여행트랜드가 ‘단기간-현지-효율적’인 여행 등으로 특징지어지는 ‘초긴축 여행’ 시대가 열렸습니다. 경제적 불안과 고물가 등이 팬데믹 추세를 따라가면서 여행소비자들 역시도 한층 자신의 선택에 더 신중을 기하게 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관련해 컨슈머인사이트 측은 “코로나19 이후 일시적 침체기를 겪은 후 뒤따른 경제 불안과 물가 상승으로 사실상 ‘초긴축 여행’시대가 열린 마당에, 제주와 제주 여행자가 악순환의 고리에 걸린 셈”이라면서 “소비자 마음 속에서 제주는 점점 관심 밖으로 밀리고 다음 여행지로서 고려대상 목록에 오르지 못하는데다, 아예 행선지로 선택될 가능성마저 줄어드는 실정”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제주가 여행지에서의 소비활동도 불만스럽고, 다시 가고 싶은 여행지도 아닌 곳이 돼 가고 있다”면서 “더 큰 문제는 그 속도가 전례없이 빠르다는 점”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여름휴가 만족도, 1위→4위 추락.. 국내 관광지 위상 ‘흔들’
앞서 조사에서도 제주여행 만족도는 급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같은 조사기관이 올해 6~8월, 1박 이상 국내여행지에서 여름휴가를 보낸 1만 7,28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름휴가 만족도 조사’에서 제주는 전국 16개 광역시도(세종시 제외) 중 4위를 기록해, 2016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지난해까지 7년간 부동의 1위를 지켜왔던데서 부산과 강원, 전남에 밀리는 상황을 맞았습니다.
제주(723점)는 종합만족도가 지난해 23점 하락에 이어 올해 34점 더 떨어졌습니다. 먹거리와 쉴거리 점수가 낮아졌고 물가·상도의 평가가 전국 최하위로, 지난해 ’고물가‘ 논란 여파가 여전한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관련해 당시 컨슈머인사이트 측은 “(제주는) 여행자원 측면에서 압도적 1위임에도 환경 쾌적도 측면에서 중하위권으로 처져 점수가 깎였다”며 “청결·위생, 교통 등 대부분 항목에서 순위가 떨어졌고 물가·상도의 항목에서 전국 최하위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관련 조사 결과와 월간 보고서 전문은 컨슈머인사이트의 여가여행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고, 해당 데이터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빅데이터센터구축사업을 통해, 한국문화정보원 문화빅데이터플랫폼 마켓C에서도 공개되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Copyright © JI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