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야 반갑다”…日 주요 기업 20곳, 영업이익 2조엔 늘듯

이승훈 특파원(thoth@mk.co.kr) 2023. 10. 2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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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러=150엔’ 효과 이어질 경우
자동차·기계 등 20개 기업 영업익
올해 2조엔 ‘쑥’, 도요타 8900억엔
도요타 모토마치 공장에서 작업자가 차량을 조립하고 있다. [도요타]
최근 ‘1달러=150엔’ 수준의 엔저가 이어지면서 일본 주요 기업의 실적이 올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연말연초 사업계획을 세울 때 ‘1달러=130엔’으로 예상한 곳들이 많아 추가 환차익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자동차·전기·중공업·기계 등 일본 주력 기업 20곳의 2023년도(2023년 4월~2024년 3월) 실적을 분석한 결과 엔저로 2조엔(18조원)의 추가 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이들 기업의 2023년도 연결 영업이익이 약 20%가량 늘어난다는 의미다.

혜택이 가장 큰 분야는 대표 수출업종인 자동차다. 도요타를 포함한 7곳의 영업이익 증가분이 1조6000억엔으로 예상됐다. 도요타의 경우 달러당 1엔이 하락할 경우 영업이익이 450엔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로당 1엔 하락 때에는 60억엔이 증가한다.

도요타는 2023년도 환율로 ‘1달러=125엔’, ‘1유로=135엔’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현재의 환율 수준이 유지될 경우 늘어나는 영업이익은 8900억엔에 달한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유럽 사업 많은 소니, 캐논, 리코도 호실적 전망...수입기업은 손실 커져
미쓰비시중공업이나 가와사키중공업 등 기계 업종과 히타치제작소·미쓰비시전기 등 해외 매출액이 많은 기업들도 엔저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니의 경우 유로화 대비 엔화 약세가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게임·반도체·가전 등 3개 사업에서 유로당 1엔의 엔화 약세가 80억엔의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유럽 사업이 많은 캐논·리코 등도 환율 혜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일본 상장기업의 경우 60%가량이 ‘1달러=130~134엔’을 예상했다. ‘1달러=125~129엔’을 전망한 기업도 10%에 달한다.

반면 수입 기업의 경우 최근 엔화 약세가 반갑지 않다. 상품의 90%를 수입하는 가구업체 니토리홀딩스의 경우 달러당 1엔의 엔저가 진행될 경우 연간 20억엔가량 손실을 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소비자 가격에 전가시킬 경우 판매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회사 측은 가격 인상에 신중한 입장이다.

닛케이는 엔화 약세로 기업 이익이 늘면서 배당에 대한 요구, 임금 인상에 대한 요구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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