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메달 목에 건 선구자' 박재훈 "마라톤 수영, 매력 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오픈워터스위밍을 한번 해 보시면, 새로운 매력을 느낄 겁니다."
박재훈(23·서귀포시청)의 우렁찬 한 마디에,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함께 출전했던 수영 경영, 다이빙 선수들이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한국 수영 오픈워터스위밍(마라톤 수영)의 선구자 박재훈이 또 한 번 짜릿한 순간을 만끽했다.
대한수영연맹은 24일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아시안게임 포상금 수여식을 열었다.
경영 22명, 다이빙 5명과 함께 박재훈도 '포상자 명단'에 포함됐다.
박재훈은 지난 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춘안 제서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오픈워터스위밍 남자부 10㎞ 경기에서 1시간56분00초3으로 3위에 올랐다.
오픈워터스위밍은 항저우에서 처음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고, 박재훈은 첫 한국인 메달리스트로 기록됐다.
연맹 포상 규정에 따라 박재훈은 100만원을 받았다.
포상금을 받은 뒤 박재훈은 대표팀 동료들 앞에서 "오픈워터스위밍은 정해진 레인 없이 바다나 강에서 수영하는 종목이다. 경영이랑 달리 몸싸움이 벌어진다"며 "경영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 오픈워터스위밍을 한 번 해보시면 이 새로운 매력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에 '경영 선수'로 박재훈과 만났던 황선우, 김우민(이상 강원특별자치도청) 등 한국 수영 경영의 간판선수들은 오픈워터스위밍 메달리스트로 무대에 오른 박재훈을 향해 응원이 담긴 함성을 보냈다.
박재훈은 한국이 오픈워터스위밍 국가대표를 처음 꾸린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때부터 5년 연속 대표팀에 발탁된 이 종목 선구자다. 여기에 이 종목 한국인 첫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라는 훈장도 달았다.
박재훈은 "오픈워터스위밍 선수가 '수영 전체 행사'에 수상자로 나오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 내가 이런 영광을 누리게 돼 기쁘다"며 "나는 한국이 오픈워터스위밍 대표팀을 처음 꾸렸을 때부터 이 종목에 뛰어들었다. 정말 기쁜 하루"라고 감격에 젖었다.
그는 "'선구자'라는 표현이 과분하기는 하지만, 듣기 좋다"며 "힘들 때는 있지만, 오픈워터스위밍을 시작한 걸 후회한 적은 없다. 힘들 때도 '선구자라는 말까지 듣는데, 견뎌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는다"고 밝혔다.
박재훈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수영에 입문했다.
2019년 광주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그는 자유형 1,500m 대표 선발전에서 2위를 해 1위만 얻는 출전권을 놓쳤다.
실내 수영에서 장거리가 주 종목이었던 그는 곧 '바다'로 뛰어들었다.
박재훈은 "가족의 권유도 있었고, 나도 호기심을 느꼈다. 더 큰 동기는 '태극마크'였다"며 "오픈워터스위밍을 시작하면서 국가대표가 됐고, 지금도 영광스럽게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에게도 '바다 수영'은 낯설었다.
박재훈은 "처음 오픈워터스위밍을 할 때는 물고기와 부딪히고, 상대 선수의 팔꿈치에 눈이 맞아도 파울 선언이 나오지 않는 것 등 적응하기 힘든 부분이 꽤 많았다"고 털어놓은 뒤 "꾸준히 대회를 치르면서 상대적으로 체격이 왜소한 내 약점을 만회하고자 몸싸움을 피해 물살을 타는 나만의 전략 등이 자리 잡았다"고 세월을 통해 얻은 비법도 드러냈다.
박재훈의 단기 목표는 2024 파리 올림픽 출전이다.
그는 "내년 2월 도하 세계선수권에서 아시아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내면 파리 올림픽 진출이 확정된다. 일단 도하 세계선수권에 모든 걸 걸겠다"고 했다.
경영 종목 자유형 장거리에 대한 욕심도 아직 버리지 않았다.
다른 나라에서는 오픈워터스위밍과 자유형 1,500m, 800m를 병행하는 선수가 많다.
박재훈은 "오픈워터스위밍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이 자신감은 경영 자유형 기록 단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오픈워터스위밍과 경영 종목에서 모두 경쟁력을 갖춘 선수가 되는 게 내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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