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카카오 창사 이래 최대 위기…초심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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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전 이사회 의장이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주식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23일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았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조사는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전이 벌어졌던 지난 2월 김 전 의장이 경쟁 상대인 하이브의 인수를 방해하기 위한 시세 조종에 개입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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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전 이사회 의장이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주식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23일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았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조사는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전이 벌어졌던 지난 2월 김 전 의장이 경쟁 상대인 하이브의 인수를 방해하기 위한 시세 조종에 개입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카카오의 배재현 투자총괄대표는 회삿돈 2천400여억원을 활용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린 혐의로 구속됐다. 특사경은 카카오 대주주인 김 전 의장의 지시나 승인 없이 이런 행위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김 전 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사실관계를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 측이 SM엔터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종을 했거나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도 이를 보고하지 않았다면 자본시장법 위반이다. 김 전 의장이 시세 조종을 최종적으로 결정했거나, 그 과정에 관여했다면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 사건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진행 중인 카카오와 SM엔터의 기업결합 심사에 영향을 줄지도 주목된다.
불법적인 시세 조종의 최대 피해자는 내막을 모르고 고가에 주식을 매입한 일반 투자자들이다. 인수전 당시 16만원대까지 치솟았던 SM엔터 주가는 한 달 만에 10만원 이하로 폭락했다. 카카오 측은 지분 확보를 위해 주식을 장내에서 매입했을 뿐이라는 입장이지만 불법적 방법을 동원했다면 차원이 다른 문제다. 주가 조작은 자본주의 시스템의 신뢰를 뿌리째 흔드는 중대 범죄다. 철저하게 수사해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규명하고 잘못이 있다면 일벌백계해야 한다. 재판 결과에 따라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최대 주주 자격을 잃을 수도 있다. 비금융 기업은 원칙적으로 은행 지분의 10% 이상을 보유할 수 없으나 카카오뱅크는 5년 전 제정된 인터넷전문은행법 적용 대상이어서 예외를 인정받고 있다. 다만 대주주가 '최근 5년간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공정거래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는 사회적 신용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현재 카카오뱅크 지분 27.17%를 보유 중인 카카오가 양벌규정(대표나 관련자가 법률 위반을 했을 경우 법인도 함께 처벌받는 규정)에 따라 경영권을 상실할 경우 카카오의 위상과 경영 전략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수사의 칼끝이 회사 최고위층을 향하면서 국내 대표 IT 기업 카카오는 주가가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는 등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벤처 1세대로 한때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김 전 의장도 궁지에 몰렸다. 카카오는 재계 15위까지 성장했으나 문어발식 확장과 수익 극대화에만 치중하면서 여론으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게 됐고 결국 이런 행태가 위기의 근원이라는 지적이 많다. 2018년 65개였던 카카오의 계열사는 144개로 늘어났다. 웬만한 대기업 못지않은 숫자다. 김 전 의장은 2021년 국정감사에서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사업에는 절대로 진출하지 않고 기존 사업도 철수하겠다고 약속했으나 그 이후로 감감무소식이다. 지난해 10월 판교 데이터센터(IDC) 화재, 경영진의 주식 '먹튀 논란', 주가 조작 의혹 등 악재가 끊이지 않는 카카오의 현 상황은 수뇌부의 도덕적 해이, 그리고 혁신 기업이라는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는 과거지향적 경영 방식이 빚은 합작품이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김 전 의장 등 카카오 경영진부터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정부도 이미 무늬만 혁신 기업인 카카오의 잘못된 행태가 드러날 경우 강하게 제재하고 필요하면 적절한 규제 대책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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