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김치' 이어 '오줌 맥주'···잊을 만하면 터지는 中식품 포비아

강동헌 기자 2023. 10. 24.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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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알몸 김치', 2015년 '인공 계란' 이어
칭다오공장서 맥아에 오줌 누는 영상 SNS 확산
식약처 '수입신고 부적합' 3건 중 1건은 중국산
/사진=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SNS 캡쳐
[서울경제]

중국의 맥주 브랜드 칭다오 현지 공장에서 한 작업자가 원료(맥아) 보관 장소에 소변을 보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최근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에는 한 남성이 어깨 높이 담을 넘어 맥주 원료 맥아가 쌓여있는 곳으로 들어가 소변을 보는 듯한 영상이 올라왔다. 현지 매체들은 영상이 중국 산둥성 핑두시에 유명 중국산 맥주 브랜드 칭따오 제3공장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당 영상이 국내에도 퍼지면서 논란이 일파만파하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칭다오를 국내 수입하는 주류기업 비어케이는 지난 21일 공식 성명을 내고 해당 공장은 중국 내수용 맥주만을 생산하는 시설이라고 밝혔다. 한국에 들어오는 수출용 제품은 별도의 시설에서 만들어진다는 설명이다. 제3공장은 현재 전면 폐쇄된 것으로 전해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국내로 들여오는 칭다오 맥주는 칭다오 시내 스베이구에 있는 칭다오맥주주식유한공사와 리창구 제2공장, 리오산구 제5공장에서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주 칭다오 대한민국 총영사관에 파견된 식약관을 통해 확인한 결과 해당 제조업소는 칭다오맥주 주식유한공사 3공장(핑두시 소재)으로 확인됐다”며 “해당 제조업소는 국내에 해외 제조업소로 등록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수입 제품에 대해 해외 제조업소를 등록한 뒤 수입 신고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주류업계에서는 이번 파동이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산 식품 파동은 ‘잊을 만 하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라 국내 소비자들은 “영 찜찜하다”는 반응이다.

2021년 3월 중국의 한 김치 공장에서 알몸의 남성이 배추를 대량으로 절이는 영상이 공개됐다. /사진=웨이보 화면 캡쳐

중국산 식품 파동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오줌 맥주’ 논란 이전에는 ‘알몸 김치’와 위생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중국 웨이보를 통해 공개된 영상에는 한 남성이 대형 수조에서 알몸으로 배추를 담그는 모습이 포착됐다. 식품에 담배 꽁초를 버리거나 맨발로 절임 식품을 만드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지난해 식약처가 고시한 국가별 수입신고 부적합 사례를 살펴보면 3건 가운데 1건이중국산이었다. 국가 기준 압도적인 1위다. 2~6위 모두 합쳐도 중국을 따라오지 못한다.

앞서 2015년에는 ‘인공 계란’ 파동도 일었다. 중국산 난백건조(계란 흰자를 분말로 한 것)에서 엔로플록사신 같은 동물용 의약품 성분이 검출되자, 당시 식약처는 부랴부랴 회수조치를 내렸다. 2008년 ‘멜라민 분유 파동’은 중국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멜라민은 플라스틱을 만들 때 쓰는 화학물질로, 적은 양으로도 신장 결석을 유발하고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멜라민이 든 중국산 사료와 우유, 화장품은 국내에 여러 경로를 타고 들어와 논란이 커졌다.

중국은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 수입 맥주 중 2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1~9월 중국 맥주 수입량은 3만 3903t(톤)으로 일본(4만 3256t)의 뒤를 이었다. 칭다오 맥주는 단일 브랜드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맥주 중 하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칭다오는 지난해 국내 소매점에서 1319억 원이 판매돼 카스, 테라, 필라이트, 클라우드, 하이네켄에 이어 6번째로 많이 팔렸다.

칭다오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수입사인 비어케이도 비상이다. 비어케이의 매출은 2016년 859억 원에서 다음해 1180억 원으로 늘어난 뒤 줄곧 1000억 원대를 유지해왔다. 2019년에는 ‘NO재팬(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반사 이익으로 하이네켄과 함께 수입 맥주 1위 브랜드로 올라섰다. 하지만 오줌 맥주 파동이 장기화 될 경우, 예년 수준의 매출액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2021년 알몸 김치 파문 당시 우리나라의 중국 김치 수입액은 1억 4074만 달러로 전년보다 7.7% 줄었다.

강동헌 기자 kaaangs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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