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서술형 1편]논서술형 평가 중심 IB 학교 가보니…"100% 확대는 무리"
[EBS 뉴스12]
최근 발표된 2028 대입 개편 시안에 따르면, 고등학교 내신을 100% 논·서술형으로 평가하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파급력이 큰 수능시험보단 내신부터 변화를 이끌어보겠다는 건데요.
학교 현장은 어떻게 달라질지, 논·구술 평가를 기본 방침으로 세운 국제 바칼로레아 수업에서 실마리를 찾아봤습니다.
진태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중학교 3학년 과학 시험.
학생이 직접 의사가 되어, 환자의 증상을 판단하고, 소견서를 작성하는 논술형 평가입니다.
한 학생은 '생식과 유전' 단원에서 배운 내용으로, 가족들과 혈액형이 맞지 않아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 정밀검사를 받아볼 것을 제안했습니다.
인터뷰: 박선영 과학 교사 / 대구 중앙중학교
"(IB 전에는) 문제 풀이나 아니면 뚜렷한, 획일화된 답을 구하는 평가가 더 있었다면 다양한 답이 결론으로 도출될 수 있는 그런 평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채점 후에는, 학생에게 구체적인 평가 기준과 함께 왜 이런 점수를 받았는지 설명합니다.
이 학생은 "출처가 불분명하다"고 지적받았지만 "환자의 상황, 증상, 원인을 정확하게 분석"해 만점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박선영 과학 교사 / 대구 중앙중학교
"이 평가에서 본인 능력이 (어떻게) 함양되고 향상되는지 알고 있어야 평가를 준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학생들이) 언제 어디 가서라도 평가 내용이나 방향성을 알 수 있도록 곳곳에 고지하는 (상황입니다)."
국제 바칼로레아(IB) 인증을 받은 이 학교에선 교과마다 많게는 80%, 평균적으론 60% 정도를 논·서술형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전국 평균 20~35%의 약 2배 수준입니다.
IB가 전 세계 5천여 개 학교에서 이뤄지는 만큼, 채점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돼 있습니다.
IB가 정한 공통 평가 지침을 토대로, 학교 상황에 맞게 채점기준표를 재구성하는데, 이때 다수의 교과 교사가 함께 검증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평가 과정에서, 명확한 판단이 어려울 땐 여러 교과 교사가 각각 점수를 낸 뒤 조정하는, '내부 표준화 과정'을 거칩니다.
인터뷰: 황충하 수학 교사 / 대구 중앙중학교
"한 명씩 불러서 확인하고 사인해라기보다는, 용어들이 틀린 부분이 있거나 서론, 본론, 결론이 부족했던 것 같다는 걸 알려주고 점수를 알려주고 있거든요. 그렇게 하니까 학생들의 불만이 적었던 편이었고…."
최근 발표된 2028 대입 개편 시안에 따라, 지금 중학교 2학년 학생이 고등학교 내신을 치를 때 100% 논·서술형 평가도 가능해집니다.
하지만, 당장 절대평가를 시행 중인 IB 중학교조차도 모든 평가를 논·서술형으로 전환하기는 어렵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정성윤 교장 / 대구 중앙중학교
"학부모들의 일반적인 요구 사항은 고등학교까지 기초 기본 학력이 뻗기를 원하는 것이고 저희가 (논·서술형 평가를) 100%까지 확대를 했었을 때는 고등학교에서 입시 상황까지 완벽하게 할 수가 없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조심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입과 직결되는 고등학교 내신평가가 사실상 상대평가 체제를 유지하면서, 교실에서 논·서술형 평가를 확대하긴 어려울 거란 우려도 나옵니다.
EBS뉴스 진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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