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가자 첫 지상작전 4명 사상…보복 벼르지만 완승은 '글쎄'
지상군 투입 여론↑…"압도적 화력에도 압승 힘들다"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이스라엘이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처음으로 가자지구 내에서 지상작전을 펼쳤다.
비록 이는 이스라엘이 공언했던 대규모 지상군 투입이 아닌 소규모 제한적 교전이었지만 사실상 가자지구 진입이 머지 않았다는 신호로 보인다.
다만 이번 작전에서 이스라엘 측 사상자가 여럿 발생했듯이 실제 대규모 작전 시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어 이스라엘의 '손쉬운 승리'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관측도 나온다.
23일(현지시간) CNN과 알자지라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전날(22일) 가자지구 내에 전차와 보병부대를 투입해 하마스 대원들을 사살하고 인질과 실종자 수색을 위한 기습 작전을 펼쳤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은 이번 작전에서 하마스의 대전차 미사일 공격 등으로 병사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고 덧붙였다.
하마스 측 역시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군 불도저 2대와 전차 1대를 파괴해 퇴각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이스라엘군이 공습뿐만 아니라 본격적으로 가자지구 내에서 작전을 수행하면서 그동안 공언했던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이스라엘 정치권과 군에서는 가자지구 진입을 시사하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방위군(IDF)이 최근 정부에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특히 IDF가 현재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공격이 계속되고 자국군의 막대한 인명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하마스 절멸'이라는 정부의 목표를 달성할 준비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도 "전쟁의 다음 단계"를 준비하기 위해 가자지구 공습을 강화하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지상작전이 예상되는 가자지구 북부에서 대피할 것을 촉구했다.
이스라엘 에너지부 장관인 이스라엘 카츠도 인질 구출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면서도 "(인질 문제가) 지상작전을 포함한 우리의 결정을 방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 국민은 지난 7일에 목격한 야만과 그로 인한 트라우마, 그리고 자국민들을 보호하지 못한 정치와 군사 지도부의 실패를 더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권과 군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고 봤다.
이처럼 이스라엘이 지상군 투입을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지만 압승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스라엘군은 현역 병력 17만3000명에 더해 예비전력 36만명을 추가로 소집했고 주력 메르카바 전차와 나메르 장갑차 수십대를 가자지구 접경지에 배치했다.
또 이스라엘군은 중동 최강인 튀르키예에 필적하는 강력한 막강한 공군을 자랑하며 그 화력은 이미 2주째 이어진 가자지구 공습으로 입증됐다.
프랭크 레드위지 포트머스대 군사 전문 교수는 영국 디인디펜던트에 이스라엘이 "자동화 무기와 관련해 놀라운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드론에 탑재된 인공지능(AI)으로 표적을 선택하며 사살하는 작전을 처음 실행한 나라는 이스라엘이라는 주장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압도적인 화력에도 이스라엘군이 인구밀도가 높은 가자지구 내 시가전에서 고전할 수 있다.
레드위지 교수는 "건물이 밀집된 지역에서는 전차를 보기 힘들다"며 "전차는 이 환경에서 너무 취약하고 만약 발견한다면 아마도 파괴될 것"이라고 말했다.
IDF 소령 출신이자 1982년 레바논 전쟁에 참전했던 애런 브래그먼 교수는 "하마스는 땅굴을 파고 나와 공격했다가 다시 후퇴하는 전략을 사용할 것"이라며 "하마스가 대전차 미사일로 많은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곳이 바로 도시다" 설명했다.
하마스가 가자지구의 환경을 이스라엘군보다 더 잘 알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레드위지 교수는 "하마스는 이스라엘 군인들을 골목길로 끌어들여 함정에 빠뜨려 죽이기를 원한다"며 "그들은 터널과 요쇄화된 거점, 무기 저장고, 인질 등을 동원하는 광범위한 정보 작전을 준비했을 것"이라 강조했다.
하마스가 붙잡은 인질들의 존재도 지상군 투입을 어렵게 만든다. 이스라엘 민주주의 연구소가 이스라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49.5%가 인질 구출을 위해 정부가 하마스와 협상해야 한다고 답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IDF는 하마스의 추가 인질 석방으로 인해 정치 지도부가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을 지연시키거나 중도에 중단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인질이 더 풀려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지상작전이 연기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전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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