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상가 7개 모두 공원된다" 삼풍상가·PJ호텔부터 단계적 추진

이소은 기자 2023. 10. 24.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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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묘부터 퇴계로까지 늘어선 세운지구 내 7개 노후상가가 모두 공원화 된다.

가장 먼저 삼풍상가와 PJ호텔 자리에 조성되는 공원이 2026년 착공할 예정이다. 공원 양 옆으로는 업무시설과 주거단지 등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고 뮤지컬 전용극장 등 대규모 문화공간도 마련된다.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세운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에 대해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주민 공람을 실시한다고 24일 밝혔다. 계획안에는 종묘에서 퇴계로 일대 약 43만㎡ 부지를 녹지생태도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개발 가이드라인이 담겼다.

노후된 상가군을 공원을 전환해 종묘에서 남산까지 이어지는 녹지축을 조성하는 게 골자다. 현재 세운지구 안에는 세운상가부터 진양상가까지 7개 상가군이 1km에 걸쳐 늘어서있는데 이를 모두 공원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지구 내 약 13만9000㎡에 달하는 녹지가 확보된다.

서울시는 삼풍상가와 PJ호텔을 도시계획시설 공원으로 지정해 우선 개발에 나선다. 을지로 일대를 중심상업지역으로 상향해 고밀개발하기 위해서는 인근에 열린 공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다. 공원으로 지정된 토지는 협의 매수 대상이 된다. 시는 토지주와 충분한 협의를 거치겠다는 입장이지만 최종적으로는 수용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회원 서울시 도심재창조과장은 "감정평가 기준으로 상가군 하나 당 매입가격은 1000억원 내외"라며 "이번 공람을 통해 서울시의 공식입장을 밝힌 만큼, 소유주들과도 공식적으로 협의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서울시

삼풍상가와 PJ호텔의 도시계획시설사업은 공청회와 중구·종로구 의견청취 등을 거쳐 내년 2월께 고시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조사, 투자심사 등 행정절차를 거쳐 2026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현상가의 경우, 인근 세운6-4-1구역과 통합재개발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인현상가 내 세운아파트 주민들이 노후 아파트 철거 후 주변구역과의 통합개발을 원하고 있어 이를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아파트 노후도가 심각한 만큼 공공 주도 통합 재개발을 시행해 개발시기를 앞당길 예정이다.

시는 나머지 상가군도 존치정비구역(공원용지)으로 지정해 단계적으로 공원화 한다. 주민 동의 등 사업여건을 고려해 상가군과 통합재개발을 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다. 잔여상가는 구역별 정비사업 추진 시 기부채납을 통해 지속적으로 매입한다.

공원화 되는 상가군 양옆으로는 고밀개발을 통해 100만㎡ 이상의 신산업 인프라를 조성될 예정이다. 청계천과 도심공원 일대에는 1만가구 규모의 주거단지도 들어선다. 공급 주택 수의 10%는 도심형 임대주택으로 직장인, 청년, 신혼부부 등에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공원으로 조성되는 삼풍상가 하부에는 1200석 규모의 대규모 뮤지컬 전용극장도 건립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충무로 일대 민간 재개발 시, 공연장 등 일정규모 이상의 문화시설 설치를 의무화 함으로써 한국 영화 산업의 상징적 공간인 이 일대를 다시한번 문화 거점으로 활성화 한다는 목표다.

이번 계획안에는 지역 영세사업자에 대한 대책도 포함됐다. 시는 △이주비 지원 및 영업보상 △대체영업장(임시상가) 공급 △상가 우선 임차권·분양권 △공공임대상가 공급 등을 통해 연착륙과 재정착을 지원할 계획이다.

정 과장은 "북악산에서 창덕궁, 창경궁, 종묘, 남산으로 이어지는 녹지축 조성은 1994년부터 추진해온 서울시의 30년 이상 된 바람"이라며 "특히 종묘의 가치를 고려해 역사문화경관축을 만들어야 할 중요성이 크다고 판단, 세운상가군 전체를 존치정비구역(공원용지)로 지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세운지구는 청계천 복원을 계기로 2006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됐으나 2000년대 후반 서울시 정책이 재생과 보존중심으로 전환되며 개발 동력을 잃었다. 시는 정비구역 해제에 직면한 147개 구역을 23개 구역으로 통합하고 규제를 완화해 민간재개발을 활성화 할 계획이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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