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병에 “김정은 만세” 시키고 거부하자 폭행…피해자 ‘10명’

20대 남성, 벌금 700만원 선고받아
샤워 중인 후임병에 물 뿌려 넘어지게 하기도

(시사저널=이금나 디지털팀 기자)

인천지방법원 ⓒ연합뉴스

군 복무 시절 후임병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가혹행위를 한 20대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0단독 현선혜 판사는 위력행사 가혹행위·강요·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4)씨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9월10일 오후 10시30분께 경기도 고양시 군부대 생활관에서 후임병 2명에게 '김정은 만세, 푸틴 만세'라고 말하라고 시켰으나 거부했다는 이유로 주먹을 휘둘렀다. 

같은 해 8월 중순께에는 부대 내 샤워실에서 샤워 중인 후임병을 향해 박스에 담긴 물을 뿌려 넘어지게 하기도 했다. 또 샤워 중인 후임병에게 같은 부대 동기가 지켜보고 있는데도 발가벗은 상태로 엎드려뻗쳐를 시켰다.

A씨는 반사신경을 테스트한다는 이유로 후임병을 밀치거나 교보재인 모형 총으로 후임병의 정수리를 세게 누르는 등 폭행하기도 했다. 또한 후임병들의 종교행사 참석을 강요하고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목을 누르고 팔을 꺾는 등 폭행하기도 했다.

A씨에게 폭행이나 가혹행위를 당한 같은 부대 내 피해자는 모두 10명에 달한다.

재판부는 "피고인 범행 내용을 보면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범행을 대체로 인정하고 있고 피해자 모두 수사 과정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