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테니스장 운영권 인수에 사업비 부적격 운영' 동양생명 제재

박문수 2023. 10. 24.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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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지난달 동양생명보험에 대한 사업비 운용실태에 대한 현장검사를 실시한 결과, 동양생명이 테니스장 운영권을 인수하면서 시세보다 비싼 값을 주는 방식으로 불합리하게 사업비를 집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24일 금융업계와 금감원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장충테니스장의 시설 운영을 사실상 기획하고 지시했다.

동양생명이 내부적으로 장충테니스장의 시설 운영을 기획·지시하는 등 실질적인 운영권자로서의 역할을 행사해 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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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시 수사기관에 검사내역 통보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금융감독원이 지난달 동양생명보험에 대한 사업비 운용실태에 대한 현장검사를 실시한 결과, 동양생명이 테니스장 운영권을 인수하면서 시세보다 비싼 값을 주는 방식으로 불합리하게 사업비를 집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24일 금융업계와 금감원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장충테니스장의 시설 운영을 사실상 기획하고 지시했다. 실질적 운영권자로서 테니스장 운영을 위해 비용 대부분을 보전해줬다. 동양생명은 이 과정에서 스스로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계약을 맺었다. 또 임원의 사업비를 집행하면서 객관적인 근거 없이 사업비를 불합리하게 운용했다.

지난 4월 일부 언론은 관련 내용으로 저우궈단 동양생명 대표이사의 배임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양생명은 지난해말 서울 중구 장충테니스장 사용권을 스포츠시설 운영업체 필드홀딩스로부터 26억6000만원에 취득했다. 이는 필드홀딩스가 서울시에 제시한 낙찰가가 시세보다 몇 배나 높은 가격이다. 당시 보험업계에서는 동양생명이 일방적으로 불리한 계약을 맺은 이유가 대표이사의 취미(테니스)와 연관이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실제 동양생명은 필드홀딩스를 내세워 장충테니스장 운영권을 취득하고 사실상의 운영권자 역할을 했다. 서울시의 장충테니스장 운영자 선정 입찰공고에 따르면, 최근 5년 이내 테니스장 운영 실적이 없는 동양생명은 해당 입찰에 참여할 수 없었다.

동양생명은 직접 입찰 참여 및 운영이 불가능한 장충테니스장 운영자 선정 입찰에 필드홀딩스를 내세운 뒤 대외적으로는 테니스를 활용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지원하는 광고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꾸몄다.

필드홀딩스는 3년 분할납부로 낙찰 받은 장충테니스장 운영권의 낙찰가액(26억6000만원)을 전액 보전받는 표면상 광고를 땄다.

동양생명은 연간 9억원씩 3년간 총 27억원을 지급하기로 하고, 1년차분 9억원을 지난해 10~12월 지급했다. 동양생명은 또 지난해 12월 장충테니스장의 시설보수 공사비용을 9억원의 추가 광고비 명목으로 지급했다. 이밖에도 테니스장 운영을 위한 인건비와 관리비까지 광고대행수수료 명목으로 1억6000만원을 줬다.

규정상 낙찰자인 필드홀딩스는 제3자인 동양생명에게 운영권을 넘길 수 없다. 동양생명이 내부적으로 장충테니스장의 시설 운영을 기획·지시하는 등 실질적인 운영권자로서의 역할을 행사해 왔다고 지적했다.

동양생명이 사실상 인수한 운영권 낙찰가도 시세에 비해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에 따르면 장충테니스장의 직전 운영권 낙찰가는 3억7000만원이다. 최저 입찰가는 6억4000만원인데도 동양생명이 필드홀딩스를 통해 제안한 입찰금액은 이보다 4.1~7.1배 수준에 달한다.

금감원은 동양생명의 일반 임직원은 사전예약을 해야 장충테니스장을 이용할 수 있고 비용 정산도 철저히 하고 있는 반면 일부 임원은 별도의 이용 절차나 비용 지급 없이 장충테니스장을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는 사실도 확인했다.

금감원은 저우 대표 등 일부 임원에 대한 사업비 집행시 동양생명의 내부통제 절차도 이행되지 않았다는 것도 확인했다. 금감원은 동양생명의 테니스장 관련 계약체결 위규행위를 검사·제재규정에 따라 조치하는 한편, 임직원이 회사에 끼친 손해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다.

한편 동양생명 측은 테니스장 계약에 대해 지속가능한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브랜드 이미지와 고객 충성도를 강화하기 위한 전사 차원의 노력의 일환이었다고 해명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특히 스포츠라는 헬스 케어 서비스를 통해 신규 고객 확보 및 마케팅, 사회공헌 효과를 목표로 했고 이는 그간의 실적 성장을 통해 입증됐다"며 "금감원의 검사기간 중 해당 건에 대해 성실히 설명했는데도 이러한 검사결과가 발표되고 결과적으로 고객 여러분과 주주 그리고 임직원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는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종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향후 진행되는 절차와 관련해 최선을 다해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당사의 입장을 충실히 소명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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