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팔레스타인 ‘반미 연대’ 과시…서안지구엔 김정은 초상화
북한은 중동전쟁 관련 미국·이스라엘 맹비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북한과 팔레스타인이 ‘반미’를 매개로 한 상호 연대를 과시하고 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지난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8주년을 맞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4일 밝혔다.
아바스 수반은 축전에서 노동당 창건 78주년을 축하하며 “우리는 두 나라 사이의 관계를 귀중히 여긴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자유와 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우리 인민의 합법적인 투쟁을 지지해주고 있는 귀국의 입장을 평가한다”며 “숭고한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이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드러내며 지난 7일(현지시간) 시작된 하마스와 이스라엘 전쟁과 관련한 북한의 지지에 사의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접수한 지 2주일이 지난 축전을 전쟁이 본격화하는 상황에 공개해 연대의 뜻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미국과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전날 밤 조선중앙통신에 발표된 조철수 외무성 국제기구국장 담화를 이날 노동신문에 게재했다. 조 국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결의안을 거부한 미국을 맹비난했다.
조 국장은 미국이 “수천 명의 사상자와 인도주의 위기를 발생시킨 이스라엘의 행위는 ‘자위권’으로 합리화”했다며 “대량 살육의 공범자, 인권 유린의 주모자, 중동 평화의 원쑤”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평소 대내 공식매체인 노동신문에 대외용 담화·논평을 거의 게재하지 않아 왔지만 하마스·이스라엘 전쟁 관련 글은 계속 싣고 있다. 북한 주민들에게 전쟁 소식을 알려 반미 정서를 고취하고 미국에 맞서기 위한 핵 무력 고도화를 정당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내에서는 북한과 연대 의식이 표출되고 있다.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헤르본에서 열린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김정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초상화를 든 모습이 포착됐다.
반미 전선의 선봉에 있는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을 끌어와 이스라엘을 두둔하는 미국을 비판하는 양상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지난 19일 방북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을 접견하는 등 반미 연대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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