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위 국감, 낙하산 공방…최연혜 가스公 사장 "누구보다 역량 있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여야의원들이 24일 한국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에 대한 '낙하산 인사' 문제로 신경전을 벌였다. 야당 의원들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 58곳 중 37곳(64%)에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을 포함해 총 78명의 낙하산 인사가 전문성도 없이 포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정치인 출신인 최 사장은 "누구보다 업무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반박했고, 여당 의원들은 문재인정부 시절 임명한 채희봉 전 가스공사 사장 등 에너지공기업 사장 등 인사들을 거론하며 "나쁜 낙하산의 전형"이라고 맞섰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 공기업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산업부 산하기관 58개 중에 37곳 64%에 총 78명의 낙하산 인사가 전혀 전문성도 없이 포진하고 있다"며 "특정 정당이나 특정 의원의 조직 또는 지원자인 듯한데 어떤 전문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소속으로 20대 비례대표 의원을 지낸 최 사장은 "저는 누구보다 업무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마 이런 논란은 전 정부 시절에도 매우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특히 저에 대해서 어떤 이유로 낙하산이라고 하시는지 그 기준 자체에 동의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강진구 가스공사 감사를 증인석으로 불러 "윤석열 대통령이 대구고검에 좌천됐을 때 인연을 맺었던 것 같고 그 뒤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에 서울중앙지검의 사무국장으로 보직을 받았던 것 같다"고 물었고 강 감사는 "(대구에서 윤 대통령과)6개월 근무 그 이후로 광주지검 국장과 서울서부지검 국장 등 해서 (윤 대통령과) 2~3년 정도 같이 일했다"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지금 들은 답변으로 (낙하산 논란에 대해)국민 여러분들이 판단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러한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김현근 전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15대)과 임해종 전 사장(16대)을 거론하며 "진짜 나쁜 낙하산은 따로 있다"고 맞섰다.
박 의원은 "청주에서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했던 김 전 사장의 경우 본인 지역구에 사회공헌사업 예산의 78%를 갖다 썼고 충북 증평·진천·음성에 2번이나 출마했던 임 전 사장은 자기 지역구에 사회공헌사업의 예산의 85%부터 55%까지 갖다 썼다"며 "이런 것이 잘못된 낙하산 나쁜 낙하산"이라고 주장했다.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도 채희봉 전 가스공사 사장을 거론하며 "초호화여행 출장 다닌 건 지엽적인 문제고 가스공사 농구단에 학맥을 동원해서 자리를 만들어주는 등 안 좋은 낙하산의 전형"이라고 말했다.
채 전 사장 재임 시절 가스공사의 가스 수요 예측 실패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채희봉 전 사장이 재임하던 시기 가스공사는 이웃 동북아 국가인 일본 중국 대만보다 톤당 264달러가량 비싸게 수입했다"며 "무슨 변명을 하더라도 국가 에너지 공기업 특히 천연가스 도입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으로는 국민들에게 심각한 손해를 끼쳤다"고 말했다.
해외자원개발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경만 민주당 의원은 "석유공사가 2009년 진행한 하베스트 인수 당시 5조원을 투입했는데 이후 14년 동안 제대로 수익 내지 못하는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고 이에 현재 재정건전화를 위해 하베스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지금 매각이 지연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하베스트에선 방만 경영을 증명하는 위법행위가 다수 적발됐다. 이런 상황에서 제값을 받고 매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광해광업공단의 리튬광산 매각 등 지난 정부 시절 잇달았던 해외자원개발 사업 매각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정 의원은 "리튬 가격이 지난 2년간 1100% 올라갔다"며 "국가적으로 자원개발을 다시 복원해야 하고 광해광업공단법에서 삭제된 '해외 광물 탐사 개발' 조항을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유가 상승기 진행된 석유공사의 헷지(위험회피) 상품 가입 문제도 지적됐다. 이장섭 민주당 의원은 "가스공사는 석유 가격이 내려갈 때 손해를 대비해 일종의 보험 격인 헷지 상품에 가입한다"며 "그런데 석유공사는 석유 가격이 떨어질 때는 헷지를 하지 않더니 되레 오를 때 헷지를 해서 2017년부터 올해까지 피해를 본 금액이 1조2000억원에 달한 반면 헷지로 통해 이익을 본 것은 640억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제도개선뿐 아니라 산업부도 감사해야 하고 산자위 차원에서도 감사원 감사를 요청해야 한다"고 했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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