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취미에 26억 썼나…비싼 값에 테니스장 인수한 동양생명 진짜 이유는
금감원, 저우궈단 대표 배임혐의 검토
동양생명 “헬스케어 서비스 일환” 주장
금융감독원은 24일 동양생명의 사업비 운용실태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고 이같이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회사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건으로 테니스장 운영권을 획득하고, 임원의 부적절한 경비 사용을 묵인했다. 이 과정에서 임직원이 회사에 끼친 손해에 대해서는 내부심사 등을 거쳐 필요시 수사기관 등에 통보할 방침이다.
금감원이 지난달 사업비 운영실태 현장검사를 실시한 결과 동양생명은 지난해 12월 서울 중구 장충테니스장의 사용권을 스포츠시설 운영업체인 필드홀딩스로부터 26억6000만원에 취득했다. 필드홀딩스는 스포츠시설 대관 등의 사업을 진행하는 회사다. 당시 낙찰가가 시세보다 몇 배나 높은 가격이어서 대표이사 개인의 취미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실제 금감원 검사결과 동양생명은 필드홀딩스를 내세워 장충테니스장 운영권을 취득하고 사실상의 운영권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의 장충테니스장 운영자 선정 입찰공고상 최근 5년 이내 테니스장 운영 실적이 없는 동양생명은 입찰에 참여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동양생명은 직접 입찰 참여 및 운영이 불가능한 장충테니스장 운영자 선정 입찰에 필드홀딩스를 참여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장충테니스장은 총 9개 코트로 구성돼 있으며 서울시중부공원여가센터에서 관리한다. 서울시는 지난해인 2022년 10월, 운영권을 임대하는 입찰 공고를 냈다. 낙찰을 받으면 3년간 운영할 수 있다. 테니스장의 최저입찰가는 약 6억5000만원이었다.
임대료는 낙찰가와 동일한 26억7000만원으로 알려졌다. 즉 9개 코트 중 나머지 6개 코트의 운영 수익은 필드홀딩스가 가져가는 방식으로, 돈은 동양생명이 내고 수익은 필드홀딩스가 챙긴 셈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장충테니스장의 직전 운영권 낙찰가는 3억7000만원이었으며 최저 입찰가는 6억4000만원인데도 동양생명이 필드홀딩스를 통해 제안한 입찰금액은 이보다 4.1~7.1배나 많았다.
동양생명은 또 지난해 12월 장충테니스장의 시설보수 공사비용에 대한 합리적인 검토 없이 광고비 명목으로 전액 지급하는가 하면, 심지어 광고대행수수료 명목으로 테니스장 인건비와 관리비까지 부담했다.
금감원은 저우궈단 대표 등 일부 임원에 대한 사업비 집행 시 동양생명의 내부통제 절차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영준 금감원 생명보험검사국장은 “해당 생보사의 테니스장 관련 계약체결 및 사업비 집행 과정에서 나타난 위규행위에 대해서는 관련 검사·제재규정 따라 조치하는 한편 이 과정에서 임직원이 회사에 끼친 손해에 대해서는 내부심사 등을 거쳐 수사기관 등에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동양생명측은 “현재 금감원의 조사 대상인 테니스장 계약은 지속 가능한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브랜드 이미지와 고객 충성도를 강화하기 위한 전사 차원의 다각적인 노력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앞서 저우궈단 동양생명 대표는 “생명보험사로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사회적 변화를 인지하겠다”며 “특히 테니스는 치매와 기억력 상실 예방에 도움이 되는 운동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앞으로 테니스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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