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키우며 편히 살려 했는데” 서산 한우 농장주 술로 시름 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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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상해서 술 많이 먹었더니 속 아퍼 죽겄슈. 보건소에서 전화 왔길래 푹 자고 싶어 잠 잘 자게 수면제 달라고 했더니 안된대유."
럼피스킨병 국내 첫 발생한 충남 부석면 지산리에 사는 60대 농장주는 이제 나이 먹고 소나 키우며 편하게 살라고 했더니 이 지경이 됐다고 하소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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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뉴스1) 김태완 기자 = “속상해서 술 많이 먹었더니 속 아퍼 죽겄슈. 보건소에서 전화 왔길래 푹 자고 싶어 잠 잘 자게 수면제 달라고 했더니 안된대유.”
럼피스킨병 국내 첫 발생한 충남 부석면 지산리에 사는 60대 농장주는 이제 나이 먹고 소나 키우며 편하게 살라고 했더니 이 지경이 됐다고 하소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가을비 촉촉이 내리는 24일 충남 부석면 지산리에서 한우 41마리를 키우던 농장 입구에는 출입을 통제하고 살처분해 텅 빈 농장만이 날씨 탓인지 을씨년스러웠다.
농장주는 “20여 년간 소를 키웠어도 이런 적은 없었다”며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이름도 생소한 가축병이어선지 1년짜리 가축보험을 들어놨는데 해당 안돼 보상해 줄 수 없다고 해 일시불 납입한 보험료 원금만 돌려받았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해당 소가 밥을 안 먹어 수의사를 불렀더니 이상하다, 외국에서 발생하는 병인 것 같다고 주사 놓고 갔는데 그 뒤로 밥을 잘먹어 괜찮다 싶었는데 또 다른 소가 밥을 먹지 않아 또 불렀더니 아무래도 이상하다며 신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농장 옆에서 살처분할 때 속상해서 보기 싫어 안 보려고 했더니 무게 달 때 주인이 봐야 한다고 해서 저울만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개체가 모기인데 외국에서 사료 컨테이너와 함께 국내로 건너왔는지 알 수가 없다”며 “시청 직원한테 알아보니 다시 소를 키우려면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속상해했다.
서산시는 지난 22일부터 럼피스킨병 발생농가 인근 20㎞ 반경 소 사육농가를 대상으로 긴급 백신접종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20일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하고 방역대책본부를 24시간 운영하고 있다.
같은 동네 한 농장주는“ 20여 년간 소를 키우는 아버지 밑에서 2년째 소를 키우는데 비싼 사료값에 가격도 떨어져 많이 힘들다”며 “방역만 잘해주고 피해 없이 잘 버티면 좋은 일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시청 관계자는 “추가적인 확산방지를 위해 매개체인 흡혈곤충 박멸에 전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라며 “지역 내 소 사육농가를 대상으로 상황을 전파하고 농가에서 적극적인 방역에 동참할 수 있도록 독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ktw34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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