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골 1도움 미친 활약' 주장 손흥민 "좋은 방향이지만...계속 겸손해야 한다"
[인터풋볼] 하근수 기자= 캡틴 손흥민은 여전히 만족하지 못한다.
토트넘 훗스퍼는 24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9라운드에서 풀럼을 2-0으로 격파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승점 23점(7승 2무, 20득 8실)으로 다시 선두 자리에 도약했다.
10월 A매치 이후 다시 리그에 돌입한 토트넘. 이번 라운드 먼저 경기를 치른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이상 승점 21), 리버풀(승점 20)에 밀린 상황이었다. 하지만 아쉬움은 전혀 없었다. 토트넘은 이번 풀럼전에서 승리할 경우 다시 선두로 도약할 수 있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꺼냈다. 이번에도 원톱은 손흥민이었다. 2선에선 히샬리송, 제임스 매디슨, 데얀 쿨루셉스키가 지원 사격했다. 중원은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파페 사르가 책임졌다. 4백은 데스티니 우도지, 미키 판더펜,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가 호흡을 맞췄다. 골문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지켰다.
마르코 실바 감독이 지휘하는 풀럼도 4-2-3-1 포메이션을 가동해 북런던 원정에 나섰다. 카를로스 비니시우스, 윌리안, 안드레아스 페레이라, 바비 레이드가 공격진을 구성했다. 3선에는 주앙 팔리냐, 사사 루키치가 포진했다. 수비는 안토니 로빈슨, 팀 림, 칼빈 배시, 티모시 카스티뉴가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브렌트 레노가 착용했다.
깔끔한 승리였다. 캡틴 손흥민이 빛났다. 전반 36분 판 더 펜이 높은 위치로 전진해 볼을 뺏었다. 히샬리송이 페널티 박스 정면에 위치한 손흥민에게 패스했다. 침착하게 몸을 돌린 다음 골문 오른쪽 탑코너를 노린 정교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후반전 주인공은 매디슨이었다. 후반 9분 호이비에르 차단이 토트넘 역습으로 전개됐다. 손흥민에게 패스를 받은 매디슨이 일대일 찬스에서 쐐기골을 터뜨렸다. 남은 시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에메르송 로얄, 올리버 스킵, 브레넌 존슨, 알레호 벨리스, 지오바니 로 셀소를 교체 투입했다. 결국 토트넘은 풀럼을 격파하고 선두에 올랐다.
손흥민과 매디슨 발끝이 토트넘을 승리로 이끌었다. 대체 불가인 두 선수는 각각 잉글랜드 대표와 대한민국 대표로 A매치 데이를 보냈다. 토트넘은 자칫 부상이라도 당하면 어떡하나 전전긍긍했다. 10월 A매치에 앞서 영국 '풋볼 런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 선수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면밀히 관찰할 것이며 그들이 부상 없이 돌아오길 기도할 것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소원은 손흥민과 매디슨이 다음 주 정도에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손흥민과 매디슨 모두 지난 몇 주 동안 부상 우려가 있었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체력을 관리했다"라고 짚었다. 두 선수는 무사히 A매치를 마치고 복귀해 나란히 득점에 성공하며 토트넘을 승리로 이끌었다.
경기 종료 이후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운영하는 '스퍼스 플레이'와 인터뷰에 참여했다. 선두 도약 소감을 묻자 "나쁘지 않지 않나?"라고 웃은 다음 "아직 많은 경기가 남은 만큼 계속 겸손해야 한다. 다음 경기를 위해 다 함께 준비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과 달라진 부분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이 유니폼을 입고 이 클럽을 위해 뛰는 의미를 알아가고 있다. 새로운 감독 역시 많은 걸 불어넣었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가장 뛰어난 선수이자 역사적인 플레이어가 떠났다. 모두들 책임감을 느끼고 하나로 뭉치고 있다. 그런 면에서 긍정적인 에너지가 나오고 있다"라고 전했다. 해리 케인 이탈에도 오히려 더욱 끈끈해진 선수들을 이야기한 것. 이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안주하면 안 된다. 계속 겸손해야 한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매디슨도 손흥민을 극찬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매디슨은 "우리는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쏘니는 내가 몇 년 동안 지켜봤던 선수다. 이제 그와 함께 플레이하는 것이 정말 즐겁다. 손흥민은 세계적인 선수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매디슨은 풀럼전에 앞서도 "손흥민을 미소 짓게 하는 건 어렵지 않다! 그는 매일 아침마다 꼭 안아주고 싶은 사람이다. 나는 운 좋게도 그럴 수 있다. (토트넘 입단 이후) 손흥민은 내게 다가와 악수를 하고 안아주며 칭찬한다. 손흥민은 따뜻하고 모범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환상적인 캡틴이다. 이러한 부분은 팀에도 전염된다. 손흥민에 대해서는 길게 말할 필요가 없다"라며 극찬했었다.
지난해 토트넘은 히샬리송, 이브 비수마, 이반 페리시치 등을 영입하며 무관 탈출을 노렸지만 결국 실패했다.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잉글랜드 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는 모두 탈락했다. 리그에선 최종 순위 7위에 그치며 UCL은 고사하고 유로파리그(UEL)와 유로파 컨퍼런스리그(UECL) 티켓도 놓쳤다.
이 과정에서 '우승 청부사' 콘테 감독도 경질 수순을 밟았다. 대대적인 투자에도 경기 내용과 결과 모두 잡지 못한 것이 컸다. 여기에 선수단은 물론 클럽 구성원 전체를 비판하는 논란의 인터뷰가 불씨가 되어 끝내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절치부심한 토트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 선임 이후 새판 짜기에 돌입했다. 셀틱 시절 2021-22시즌 '더블'과 2022-23시즌 '도메스틱 트레블'에 기대를 받았다. 빅리그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나오는 우려를 빠르게 종식하고 월드클래스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이 떠난 빈 자리를 서둘러 메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다니엘 레비 회장도 신임 감독을 위해 투자를 이어갔다. 위고 요리스 대체자로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합류했다. 제임스 매디슨이 합류해 공격진이 강화됐다. 옵션으로는 마노르 솔로몬이 가세했다. 유망주 알레호 벨리스와 애슐리 필립스도 품었다. 여기에 센터백 미키 판 더 펜과 윙어 브레넌 존슨까지 영입되어 전력이 강화됐다.
개막 이후 9라운드까지 진행된 프리미어리그(PL). 토트넘은 180도 달라졌다. 손흥민과 매디슨이 중심이 되어 진행되고 있는 공격이 잉글랜드를 뒤흔들고 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 누누 산투 감독, 조세 무리뉴 감독 시절에는 상상도 못했던 공격 축구가 펼쳐지고 있다. 토트넘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0 승), 아스널(2-2 무), 리버풀(2-1 승)을 상대로도 무패를 이어갔다. 지난 시즌과 비교조차 할 수 없는 흐름이다.
손흥민은 그 중심에서 활약하고 있다. 부상 우려 속에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고 돌아왔지만 오히려 날카로운 모습이었다. 캡틴 손흥민과 사령탑 포스테코글루 감독 그리고 신입생 매디슨 등이 일으킨 토트넘 돌풍이 잉글랜드를 강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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