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3G 평자 2.65', 연봉은 슈어저의 5분의1, ARI는 이 투수를 내년, 후년에도 헐값에 쓴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KBO 출신 최고의 메이저리거는 누가 뭐래도 류현진이다. 박찬호와 추신수가 투타를 대표하는 코리안 빅리거로 평가받지만, 그들은 한국 출신 유망주였지 KBO가 길러내지는 않았다.
류현진은 2013년 LA 다저스에 입단해 올해까지 11년을 던졌다. 어깨와 팔꿈치에 걸쳐 두 차례의 큰 수술을 받고 부상이 잦기는 했으나, 통산 78승48패, 평균자책점 3.27, 934탈삼진은 한국 선수들 가운데 독보적인 기록이다. 포스트시즌서 3승3패를 올렸고, 월드시리즈 마운드에도 섰다. 올해까지 받은 연봉 총액 1억3390만달러는 추신수(1억4752만달러) 다음으로 많은 액수다.
그런데 KBO 출신 투수로 최근 각광받는 이가 있다. 흔히 '역수출품'이라 부른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백스 메릴 켈리(35)다. 2015~2018년 SK 와이번스에서 4년을 활약한 그는 2019년 미국으로 다시 건너가 애리조나와 계약하며 비로소 메이저리그에 데뷔할 수 있었다. 원래 2010년 드래프트 8라운드에서 탬파베이 레이스의 지명을 받았으나, 5년간 마이너리그 생활만 했다.
KBO리그에서 성장해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게 됐으니, 역수출품이란 표현이 딱 어울린다.
켈리는 처음에 애리조나와 '2+1+1년' 계약을 했다. 보장 금액은 550만달러. 입단 첫 해인 2019년 13승을 거두며 일약 주축 선발로 올라섰다. 구단은 2020년 단축시즌을 마치고 2021년 425만달러의 팀 옵션을 실행했다. 그리고 2021년 27경기에서 158이닝을 던지자 2022년 525만달러의 팀 옵션도 선택한다. '2+1+1년' 계약을 모두 적용한 셈이다.
그러나 애리조나는 작년 시즌을 앞두고 켈리를 또 장기계약으로 묶었다. 검증을 마쳤다는 판단이고 신뢰였다. 조건은 2년 1800만달러에 2025년 구단 옵션. 즉 애리조나에 처음 입단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옵션'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불과 메이저리그 평균 연봉의 2배에 해당하는 몸값을 2년간 지급한다는 것이었다. 2023년과 2024년 각 850만달러의 연봉을 받고, 2025년 옵션은 연봉 700만달러에 바이아웃 100만달러다.
켈리는 지난해 33경기에서 200⅓이닝을 던져 13승7패, 평균자책점 3.37, 올시즌에는 30경기에서 177⅔이닝 동안 12승8패, 평균자책점 3.29를 마크했다. 연봉 1000만달러도 안되는 투수가 웬만한 팀 에이스처럼 던진 것이다.
켈리의 진가는 이번 가을 들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위기의 팀을 또 구해낸 것은 24일(한국시각)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6차전.
2승3패로 몰린 애리조나는 지난 2차전서 패전을 안은 켈리를 이날 6차전 선발로 내세웠다. 사실 2차전서도 솔로홈런 3방을 얻어맞고 후속 투수의 난조로 4실점했을 뿐이지, 무너진 것은 아니었다.
켈리는 이날 5이닝을 투구했다. 투구수는 90개. 자신의 강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6가지 구종을 고루 구사하며 필라델피아 강타선을 3안타 3볼넷 1실점으로 막아냈다. 직구 25개, 싱커 21개, 체인지업 14개, 슬라이더 11개, 커터 11개, 커브 8개를 각각 구사했다.
1회말 볼넷 2개로 맞은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긴 켈리는 3-0으로 앞선 2회 1실점을 했다. 선두 JT 리얼무토에게 중월 2루타를 내준 뒤 1사후 브랜든 마시에게 초구 91마일 직구를 높은 코스로 던지다 우전적시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계속된 2사 1,3루서 트레이 터너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추가 실점을 막은 것이 호투의 발판이 됐다. 3회에는 1사후 알렉 봄에게 우전안타를 내준 뒤 브라이슨 스탓과 리얼무토를 잡았다.
4회에는 11개의 공으로 닉 카스테야노스, 마시, 요한 로하스를 모두 범타처리했고, 4-1로 앞선 5회에는 선두 카일 슈와버를 헛스윙 삼진, 터너를 중견수 뜬공, 브라이스 하퍼를 헛스윙 삼진으로 제압하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켈리의 호투를 발판삼은 애리조나는 5대1로 승리하고 시리즈 전적 3승3패로 균형을 맞췄다. 25일 오전 최종 7차전이 열린다.
켈리는 이번 포스트시즌이 자신의 첫 빅리그 가을야구다. 디비전시리즈 1차전서 LA 다저스 타선을 6⅓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데뷔전을 멋진 '승리투'로 장식했다. 이번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2.65를 마크 중이다.
애리조나는 이런 투수를 올해와 내년 각 850만달러를 주고 쓴다. 마음에 들면 2025년에는 700만달러만 주면 된다. 연간 4333만달러를 받는 '천하의' 맥스 슈어저도 이날 ALCS 7차전서 2⅔이닝 4안타 2볼넷 2실점한 뒤 교체되는 수모를 당했다. 연봉이 자신의 5배가 넘는 슈어저(13승6패, 3.77)와 비교해 올 정규시즌 성적도 뒤질 게 없다.
하지만 나이 서른을 넘어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으니 헐값이나 다름없는 연봉을 받아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FA가 되려면 풀타임 6시즌을 채워야 한다. 그게 내년 시즌 후다. 그런데 애리조나가 팀 옵션을 실행할 것이 확실시되니 2025년 시즌까지 마쳐야 자유의 몸이 된다. 그래도 그건 켈리에게 중요한 일이 아니다.
애리조나가 월드시리즈에 오른다면 켈리는 꿈에서나 그려봤을 최고의 무대에 오르게 된다. 순서상 월드시리즈 2차전이 그의 차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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