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다리타기'로 담합…13개 방음방진제 제조·납품사에 과징금 10억

공정거래법 위반…엔에스브이·한국방진방음 등 적발

ⓒ News1 장수영

(세종=뉴스1) 이철 기자 = 국내건설사들이 발주한 136건의 방음방진재 구매·시공 입찰에서 담합한 13개 제조·납품업체에 과징금이 부과됐다.

이들은 낙찰예정자를 정하고, 해당 회사가 낙찰받을 수 있도록 들러리를 서는 회사가 가격을 더 높게 써냈다. 회사 간 협의가 원만히 진행되지 않을 때는 '사다리타기' 등을 통해 낙찰예정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엔에스브이(NSV) 등 13개 사업자에 과징금 총 10억2500만원을 부과한다고 24일 밝혔다.

회사별 과징금은 △엔에스브이 2억8000만원 △한국방진방음 2억3700만원 △유노빅스이엔씨 2억5300만원 △유니슨엔지니어링 1억7000만원 △나산플랜트 3400만원 △기술사사무소사차원엔지니어링 2200만원 △삼우에이엔씨 900만원 △엔에스브이ENG 700만원 △유니슨테크놀러지 500만원 △유니슨방음방진 200만원 △기정플랜트 100만원 △에스제이이엔지 100만원 등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5년 12월 엔에스브이, 유니슨엔지니어링, 한국방진방음, 유노빅스이엔씨 등 4개사는 출혈경쟁을 피하고 기득권을 보장받기 위해 담합을 시작했다. 나머지 9개사도 4개 제조사의 권유 등에 따라 순차적으로 합의에 가담하게 됐다.

이들은 2015년 12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약 5년간 민간건설사가 발주한 총 136건의 방음방진재 구매·시공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 예정자, 들러리 참여자 및 투찰가격을 합의했다.

이들은 낙찰예정자 결정시 입찰 전 발주사에 대한 수주노력 등을 참고했다.

만약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다리타기 등 방법을 활용했다. 또는 1개사가 수주하되 이익금을 입찰참여들에 배분하기도 했다.

낙찰예정자는 자신의 투찰가격이나 들러리사의 투찰가격을 또다른 들러리사에 유선, 이메일 등을 통해 알려줬다. 들러리사는 전달받은 금액 또는 그보다 높은 가격으로 투찰하는 방식으로 합의를 실행했다.

이번 조치는 방음방진재 구매·시공 시장에서의 입찰담합을 최초로 적발·제재한 사례다.

공정위 관계자는 "산업의 경쟁력을 저하하는 원자재·중간재 분야에서 장기간에 걸쳐 이뤄진 담합을 적발·제재했다"며 "향후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적발 시 엄정하게 제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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