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팬데믹 후 고용 확대…생산성은 둔화는 우려"

'팬데믹과 Job-rich recovery-BOK이슈노트'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18일 대구 수성구 SW 융합테크비즈센터(DNEX)에서 열린 ‘2023 청년굿잡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취업 준비생들이 현장 면접을 보고 있다. 2023.10.18. lmy@newsis.com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성을 중심으로 고용이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산업 구조조정 없이 학력이나 기술 요건이 낮은 일자리가 확대됐다는 점은 앞으로 노동생산성 증가를 제약할 것이란 진단이다.

한국은행은 24일 '팬데믹과 Job-rich recovery-BOK이슈노트' 보고서를 통해 팬데믹 이후 고용률에 대해 분석했다. 작성자는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오삼일 팀장이다.

보고서는 팬데믹 이후 경기회복 과정에서 고용률이 빠르게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이는 과거 경기회복기에 고용이 부진했던 점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오 팀장은 고용율 상승에 대해 대면 서비스업의 회복이 노동시장이 빠르게 회복하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학력이나 기술 요건이 낮고, 평균 임금이 낮아 구직자의 유보 임금이 낮다는 점에 기인한다.

다만 워라벨(work-life balance) 선호와 여성의 노동 시장 참여 확대에 근로시간은 팬데믹 충격으로 급락한 이후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조사됐다. 근로 시간 감소가 결과적으로 취업자수를 늘린 셈이다.

보고서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재택근무 등 근로조건 유연화와 육아 분담에 대한 사회적 통념 변화도 고용율 상승에 기여했다고 봤다.

2019년만 해도 기혼 여성의 유연근무제 활용 비중은 14.4%였지만, 2021~2022년 중 20%로 늘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특히 재택 근무는 팬데믹 이전보다 7배 이상 늘었다.

팬데믹 이전 대비 여성 고용률과 경제활동참가율은 각각 1.7%포인트, 1.3%포인트 상승한 반면 남성 고용률은 0.3%포인트 상승하고, 경제활동참가율은 0.7%포인트 하락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오 팀장은 팬데믹 충격 이후 노동시장에 대해 기대보다 빠르게 회복한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여성의 노동공급 기반이 확대된 것은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 우려를 일부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봤다.

다만 산업 간 구조조정 없이 고용 재조정이 충분하지 않은 채 노동시장이 빠르게 회복한 것은 노동생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낮은 인력들이 많이 유입되면서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팬데믹 이전 대비 낮은 수준을 보인 다는 점에서다.

오 팀장은 "팬데믹 이후 여성을 중심으로 노동공급 기반이 확대된 점은 긍정적이지만 고용재조정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해 노동생산성 증가세는 둔화됐다"면서 "고용유지 지원 정책 등으로 산업간 고용재조정이 활발하지 못했던 점은 앞으로도 노동생산성 증가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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