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계출산율 0.7명' 지속되면…2040년 유소년 인구 반토막
예정처가 ‘출산율이 오르지 않은 상황’을 가정한 것은 저출산이 좀처럼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예정처에 따르면 한국의 혼인 건수는 2011년 32만9000건에서 2022년 19만2000건으로 41% 줄었다. 우리나라에서 출생의 96%가 혼인 출생인 점을 감안하면 혼인 건수 감소는 출생아 수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 2019~2022년 출생아 수 감소분(5만5000명) 중 약 77%(4만2000명) 정도는 혼인 감소에 의한 것이라고 예정처는 분석했다.
아울러 결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청년 비중도 2020년 36.5%에서 지난해 36.4%로 낮아졌고, 청년 중 결혼 후 출산 의사가 없다고 답한 비율도 2020년 32.0%에서 지난해 34.7%로 증가하는 등 혼인과 출산 자체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고 있다.
출산에 관심이 있더라도 만혼 비중이 늘어 평균 출산 연령이 높아지는 것도 출산율을 감소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첫 아이를 낳는 평균 초산 연령은 2021년 기준 33세인데, 초산 연령은 기대 자녀 수의 감소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합계출산율 전망은 번번이 빗나가고 있다. 통계청은 2016년 추계 당시 합계출산율이 당해 1.18명까지 내려간 뒤 1.38명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출산율은 오르지 않았다. 2019년에는 2021년 0.86명으로 바닥을 찍고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2022년까지 하락세가 이어졌다. 통계청이 2021년 새롭게 2024년을 합계출산율 저점 시기로 내다봤지만 이 전망치 역시 장담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통계청은 2021년 발표한 ‘장래인구추계:2020~2027년’을 통해 합계출산율이 2024년 0.7명까지 하락한 이후 증가해 2031년 1.0명, 2046년에 1.21명에 이를 것이라고 관측한 바 있다.
예정처는 지속적으로 출산율이 하락하는 추이를 가정해 총인구 추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정처는 “통계청과 UN 등은 합계출산율이 저점 이후 반등해 중장기적으로 상승하는 전망을 일반적으로 적용하고 있으나 출산율 실적은 2015년 이후 반등 없이 하락하고 있다”면서 “최근 혼인건수 및 출산의향, 평균 출산연령 등은 지속적으로 출산율 상승에 부정적인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예정처는 저출산 현상이 상당 기간 지속되더라도 인구구조 변화가 크지 않은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2040년 이후 생산연령인구 감소폭이 확대된다면서 출산율 반등 요인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예정처는 “합계출산율 하락은 장기적으로 총인구 감소 및 학령인구, 병력자원, 근로인구 등의 감소로 인구구조 변화를 가져온다”면서 “비관적 전망을 통해 출산율 하락이 가져올 사회경제적 영향을 검토하고 이를 고려한 정책 대응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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