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큐베이터 멈출 수도… 가자지구 병원 “신생아들 생사 기로”

전면 봉쇄 2주… 전력난 심각
미숙아 최소 130명 심각한 위험

2주를 넘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면 봉쇄로 연료 공급이 끊기면서 현지 병원들이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다. 이에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많은 신생아들이 생사기로에 서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한 이래 가자지구 내 약 30개의 병원 중 최소 7개 병원이 공습 피해와 전력 부족 등으로 문을 닫았다. 현재 문을 열고 있는 병원들의 상황도 암울하다. 가자지구 중심부에 있는 알아크사 병원의 이야드 아부 자하르 병원장은 연료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병원 내 발전기의 전기 생산이 곧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신생아 병동에 있는 미숙아들이다. 인공호흡기와 카테터를 통해 산소와 약물을 지속해서 공급해야 하는데, 병원 내 발전기가 멈추면 치료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지 구호 요원들은 가자지구 내 6개 신생아 병동에서 최소 130명의 미숙아가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이에 일부 병원은 예정된 모든 수술을 멈추고 응급 상황과 출산에만 집중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필수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임부를 약 5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중 약 5500명은 내달 출산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이 물 공급을 차단한 이후 가자지구 주민이 더러운 물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신생아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아이 엄마들이 오염된 물로 분유를 타서 아기에게 먹이고 있어 중환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유엔은 전날 가자지구 내 연료가 사흘 안에 바닥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