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전 33인 수비대… “목숨 걸고 독도 지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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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전 울릉도에서 독도로 가려면 배로 18시간이나 걸렸어요. 거센 파도로 출항이 어려우면 물도 식량도 없는 채로 독도에 꼼짝없이 갇혔죠. 열악한 환경에 봉급 한 푼 받지 않았지만 젊은 청년들이 독도와 우리 어민을 지키겠다고 나섰던 겁니다."
조석종(사진) 독도의용수비대기념관장은 빛바랜 흑백사진에 담긴 허름한 차림의 독도의용수비대원들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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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8개월간 ‘우리 땅’ 수호
1954년 日 무장 순시선 격퇴
독도 암벽에 ‘한국령’새기고
경비업무 담당…경비대‘시초’
울릉=유승목 기자 mok@munhwa.com
“70년 전 울릉도에서 독도로 가려면 배로 18시간이나 걸렸어요. 거센 파도로 출항이 어려우면 물도 식량도 없는 채로 독도에 꼼짝없이 갇혔죠. 열악한 환경에 봉급 한 푼 받지 않았지만 젊은 청년들이 독도와 우리 어민을 지키겠다고 나섰던 겁니다.”
조석종(사진) 독도의용수비대기념관장은 빛바랜 흑백사진에 담긴 허름한 차림의 독도의용수비대원들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25일 ‘독도의 날’을 앞두고 경북 울릉군 독도의용수비대기념관에서 지난 20일 만난 그는 “독도의용수비대의 활약이 아직 국민에게 덜 알려진 측면이 있다”면서도 “이들이 독도에 있었던 자체가 당시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독도의용수비대는 1953년 홍순칠 대장을 중심으로 6·25 전쟁에서 의병 제대한 33인이 독도를 지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결성한 민간단체다. 당시 일본 순시선이 독도에 무단 침입해 말뚝을 박고, 인근 해역서 조업하는 우리 어민들을 내쫓는 등 노골적인 침탈 움직임을 보이자 울릉도 청년들이 직접 수호에 나선 것이다. 조 관장은 “우리 땅인데 왜 우리가 쫓겨나야 하느냐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한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독도의용수비대는 1953년 4월 독도에 상륙해 1956년까지 국립경찰에 수비업무를 인계할 때까지 3년 8개월간 독도를 지켰다. 이 기간 중 총 6차례 일본 측과 교전했는데, 1954년 직접 비용을 들여 마련한 박격포 등으로 일본 무장 순시선 오키호·헤쿠라호를 격퇴한 사건은 ‘독도 대첩’으로 불리는 쾌거다. 독도에 머물며 암벽에 ‘한국령’(韓國領)을 새기는 등 일련의 활동을 거친 후 경비업무를 정부에 넘기고, 대원 일부는 경찰에 특별채용됐다는 점에서 독도 실효지배의 당위성을 높였단 평가다. 오늘날 독도경비대의 시초인 셈이다. 조 관장은 “독도에 등대를 건립하고 경찰이 막사를 지을 때도 의용수비대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수비대원으로 독도를 지켰던 조상달 대원이 자신의 부친이라고 소개한 조 관장은 자랑스럽게 수비대의 무용담도 늘어놓았다. 그는 “풍랑으로 교대가 늦어지자 선친께서 식수를 구하기 위해 미군이 남긴 철제 드럼통을 몸에 묶어 수비대가 근무하는 독도 동도서 물골이 있는 서도까지 151m를 목숨 걸고 헤엄쳤던 경험을 들려주셨다”고 했다. 2017년 울릉도에서 독도가 가장 잘 보이는 지점에 들어선 기념관엔 각종 사진과 훈장 등 이런 수비대의 활약이 담긴 230여 점의 소장품이 전시돼 있다. 첫해 589명에 불과했던 관람객 수는 지난해 2만4856명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조 관장은 “자라나는 학생들의 방문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학술 세미나 등 독도의용수비대의 역사를 알리는 활동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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