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을 심미적으로 바라본 고원의 화가[그림 에세이]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따금 운전하면서 터널을 지날 때면 토목 기술력에 감탄하곤 한다.
보통 터널 시공은 양쪽 끝에서 착굴해 가운데 지점에서 만나게 된다는데, 그 오차 없는 정확성이 놀라울 뿐이다.
백두대간 고원에 정착해 작업하는 최법진의 화면은 얼핏 보면 수묵담채 산수화 같지만 유화다.
폐광지역의 암울한 잿빛 풍경일 수도 있지만, 그는 좀 다른 미의식으로 접근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따금 운전하면서 터널을 지날 때면 토목 기술력에 감탄하곤 한다. 보통 터널 시공은 양쪽 끝에서 착굴해 가운데 지점에서 만나게 된다는데, 그 오차 없는 정확성이 놀라울 뿐이다. 특히 거리가 너무 멀 경우, 중간 지점들에서 수직으로 뚫어 장비를 넣고 다방(多方)으로 착굴한다는 것이다. 상상을 초월한 기술력에 가이아도, 하데스도 놀랄 일이다.
절개지나 암벽 같은 것이 불거진 산허리 위로 검은 고원 풍경이 아련하게 보인다. 백두대간 고원에 정착해 작업하는 최법진의 화면은 얼핏 보면 수묵담채 산수화 같지만 유화다. 폐광지역의 암울한 잿빛 풍경일 수도 있지만, 그는 좀 다른 미의식으로 접근한다. 까마득한 지하 갱도에서 퍼 올린 석탄을 심미의 것으로 바라본다.
그것은 태초의 지질이 준 선물이며 태고와 오늘을 만나게 하는 매개이다. 그것을 에너지원으로만 보니 이제는 부담스러운 광물질로 보는 것이다. 작가 특유의 물질적 상상력이라는 원심분리기에 입자들을 갈아 넣어 태초의 신비를 유추해낸다. 왜 고원이 하늘과 산, 물길과 바람조차도 태고의 신비와 에너지를 머금고 있는지 깨달으라 역설한다.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모든 문제는 강남룸싸롱에서 시작됐다…‘월드스타’ 몰락 부른 마약 파문
- “침실에서 쓰러지는 소리”…푸틴 심정지설 퍼져
- 신당 파괴력, ‘윤석열’ < ‘유승민·이준석’?…가상 지지도 ‘유승민·이준석 신당’ 17.7%
- 이선균 부인 전혜진, 150억대 강남빌딩 손해 보고 매각 왜?
- ‘법쩐’ 이선균 회당 2억원, 단역은 10만원…출연료 최대 2000배 차
- 전인권, 김수미 유부녀인 줄 모르고 ‘구애’… 금반지 선물도
- 고속정·초계기 띄우고도 북한 나뭇배 못찾은 군…동해 NLL 경계 ‘구멍’
- 재정적자 2300조, 이자만 900조 “미국 지속 불가능”
- 베트남서 한국인 관광객 4명 사망…급류에 차량 휩쓸려
- 장쯔이·왕펑, 결혼 8년만에 이혼… “재산분할만 6500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