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민 분유 이어 칭따오 '소변 맥주' 논란까지…차이나 포비아 확산하나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중국의 칭따오 맥주 생산공장에서 직원이 소변을 보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중국 식품 위생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중국 식품 위생 논란은 매년 반복 되다시피 하고 있어 국내에 차이나 포비아(공포)가 확산하고 있는 모양새다.
24일 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중국 산둥성 핑두시 칭따오 제3공장에서 작업복과 헬멧을 착용한 한 남성이 맥주 원료인 맥아 보관 장소에 들어가 소변을 보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공개됐다.
해당 영상은 실시간 검색어로 오르면서 빠르게 퍼져나갔다.
이후 국내 수입되는 칭따오도 위생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입사 비어케이는 지난 21일 "칭따오는 내수용과 수출용을 분리해 별도의 공장에서 제조하고 있으며, 영상 속 제3공장은 내수용(중국용) 맥주만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진화에 나섰다.
중국산 식품 위생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21년에는 한 남성이 알몸으로 배추를 절이거나 굴삭기로 배추를 옮기는 등 '알몸 김치' 동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면서 논란이 됐다.
당시 전문가들은 "문제의 배추가 국내로 수입됐을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지만 중국산 김치 수입량은 크게 줄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알몸 김치' 파동이 일어나기 전인 2020년 중국산 김치 수입량은 28만1186t이었는데, 논란 이후인 2021년 중국산 김치 수입량은 24만606t으로 전년 대비 15% 줄었다.
이보다 앞서 2013년에는 중국산 김치에서 병원성 대장균이 검출되면서 판매가 금지됐다. 2005년에도 중국산 수입 김치에서 기생충 알과 납 성분이 검출됐다.
2008년에는 '멜라민 분유' 파동이 있었다. 당시 중국 유제품 제조기업 '싼루(三鹿)사'의 멜라민 포함된 분유를 먹은 영·유아 6명이 사망하고 30만명이 콩팥 결석 등으로 입원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중국 법원은 멜라민이 든 단백질 분말을 생산하고 판매한 장위쥔(張玉軍)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장씨로부터 이를 구입해 되판 장옌장(張彦章)에게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멜라민은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인공화합물로 공업용 본드, 합성 섬유 등의 재료로 쓰인다. 멜라민은 단백질과 마찬가지로 질소를 함유하고 있어 분유에 섞게 되면 단백질 함량이 높은 것처럼 눈속임을 할 수 있다.
이번 칭따오 소변 맥주 논란으로 칭따오 뿐 아니라 다른 중국산 맥주 매출도 후폭풍이 예상된다. 중국 맥주 브랜드 하얼빈맥주(오비맥주 수입) 뿐만 아니라 일본 브랜드인 '아사히 수퍼드라이'나 '기린이치방' 병맥주도 중국에서 생산된다.
수입사인 롯데아사히주류(아사히)와 하이트진로(기린이치방) 관계자는 "소변 칭따오 논란은 국가가 아니라 설비의 문제"라며 "생상공장 위치와 위생 여부는 별도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맥주에 그치지 않고 중국산 먹거리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칭따오 등 중국 맥주 수입액은 2728만5000 달러(약 367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8% 줄었다.
실제로 칭따오 맥주 사태가 불거진 이후 편의점 등 채널에서 칭따오 맥주 판매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21~22일) 편의점 A사의 칭따오 매출은 전주 대비 26.2%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 B사, C사의 칭따오 매출도 전주와 비교해 각각 20%, 1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적인 맥주의 매출에는 큰 변화가 없고 중국산 맥주 수요가 줄어든 만큼 국산 맥주 등 다른 맥주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매번 중국산 식품 위생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해당 제품 뿐 아니라 중국산 식품 전체에 대한 불신감에 국내 수입량이 크게 줄어든 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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