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수술 후 항암치료는 필수?…"절반은 필요없어"

박정연 기자 2023. 10. 2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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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은(55․여, 가명)씨는 약 3년 전부터 좌측 유방에 덩어리가 만져져서 동네 병원에서 유방검진 및 조직검사를 받은 결과 침윤성 유방암으로 진단받았다.

2020년 세계 최대 규모의 유방암학회에서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림프절 전이가 있는 유방암 환자도 폐경 이후 유전자 검사점수가 기준 이하라면 항암치료를 생략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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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희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교수
유방암 전문가인 이장희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외과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제공

우지은(55․여, 가명)씨는 약 3년 전부터 좌측 유방에 덩어리가 만져져서 동네 병원에서 유방검진 및 조직검사를 받은 결과 침윤성 유방암으로 진단받았다. 유방초음파 및 자기공명영상(MRI) 검사결과 2cm 크기의 유방암이 관찰됐다. 우 씨는 다행히 성공적으로 유방암 절제수술을 받았지만 이후 항암치료가 걱정이었다. 항암치료 과정에서 탈모와 구토를 비롯해 심한 통증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의 절반은 항암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왔다. 유방암이 림프절에 전이돼도 유전자분석 재발점수가 저위험군이면서 폐경 이후면 항암치료를 생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장희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외과 교수는 24일 국제학계의 최신지견을 바탕으로 이같은 조언을 내놨다.

이 교수에 따르면 유방암은 여성호르몬 수용체 유무와 표피 성장인자 수용체인 ‘HER2’ 발현에 따라 네 종류로 나눠진다. 이 중 여성호르몬 수용체가 있고 HER2 발현이 없는 유방암이 65% 정도를 차지한다. 이 경우 온코타입DX, 온코프리, 진스웰BCT, 맘마프린트 등의 유방암 다중유전자발현 검사를 시행해 항암치료의 효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이 검사들에 따라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경우 유방암의 전이 위험이 크다는 것을 미리 알 수 있다. 여기에 해당하는 환자는 항암치료를 통해 유방암 치료 후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고위험군의 항암치료 효과를 검증한 임상시험에 따르면 호르몬 단독치료를 받을 경우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은 10년 생존율이 65.4%지만 항암치료 시 생존율이 91.9%까지 증가했다.

반대로 저위험군은 암이 타 장기로 전이될 확률이 매우 낮기 때문에 안전하게 항암치료를 생략할 수 있다. 2020년 세계 최대 규모의 유방암학회에서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림프절 전이가 있는 유방암 환자도 폐경 이후 유전자 검사점수가 기준 이하라면 항암치료를 생략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장희 교수는 “일반적으로 암 수술 후 미세암 제거를 위해 필수적으로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호르몬 수용체 양성 및 HER2 음성 유방암의 경우에는 경구로 복용하는 항호르몬치료제가 전신치료를 보완할 수 있고, 항암치료의 반응이 상대적을 낮기 때문에 최대한 항암치료를 생략하려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이로 인해 유방암이 림프절까지 전이된 환자도 여성호르몬 검사에서 폐경이 된 상태로 확인된다면 항암치료를 받지 않을 수 있어 유방암 환자 중 약 50%는 항암치료를 생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저위험군의 유방암이라 하더라도 재발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항암치료 여부를 떠나 치료 후 관리가 중요하다고 이 교수는 덧붙였다. 그는 “유방암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항호르몬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아야 하고 정기검진을 통한 추적 관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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